(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수정 관련 법안이 22일 결국 부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세종시 수정 관련 4개 법안에 대한 축조심의를 거쳐 찬반 기립하는 형식으로 표결에 부쳐 모두 부결시켰다.
이날 부결된 법안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 개정안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다.
국토위 재석 의원 31명 중 한나라당 소속 송광호 위원장이 기권한 가운데 이뤄진 표결에서 세종시 수정안의 모법이라 할 행복도시건설특별법 전부 개정안은 찬성 12, 반대 18, 기권 1인으로, 나머지 3개 부수 법안은 반대 29, 기권 2인으로 부결 처리됐다.
그러나 한나라당내 친이계는 '상임위 부결 의안도 의원 30인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는 국회법 87조를 들어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본회의 표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종시 수정 반대 의원은 민주당 등 야당 의원 120명과 한나라당 친박계 50명 등 170명 안팎으로 분석된다.
일반 안건의 경우 상임위에서 부결되면 폐기되는 게 관례지만 세종시 수정안의 경우 정치적 특수성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본회의 절차까지 밟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대라 할 수 있는 '안국포럼' 멤버들을 중심으로 ‘상임위 부결 의안도 의원 30인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는 국회법 87조를 원용애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이들은 수정안이 국가 미래를 위한 법안인 만큼, 누가 이에 찬성하고 반대했는지를 역사적 기록으로 분명히 남길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안국포럼'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퇴임 직후인 지난 2006년 6월말 종로구 견지동에 문을 연 '경선 준비캠프' 성격의 모임으로, 경선과 대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 대통령의 친위대로서 이 포럼 출신인 이춘식, 백성운, 정태근, 권택기, 조해진, 강승규, 김영우 의원 등도 그간의 활약상으로 볼때 ‘30인 서명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대표 안경률) 소속인 고흥길 정책위의장과 최병국, 심재철, 권경석, 김기현, 차명진, 임해규, 김효재, 김용태, 안형환, 현경병, 김동성 의원 등도 수정안 본회의 부의에 적극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사무총장 시절 ‘세종시 전도사’를 자처했던 장광근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박순자 의원도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에 찬성표를 던질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야당과 한나라당 내 친박계가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친이계의 ‘결기’와 90명이 넘는 계파 세(勢)를 감안할 때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 가능성은 커 보인다.
일단 수정법안이 본회의로 넘겨지면 여야가 28∼29일 본회의 개최를 합의한 데다, 상임위에서의 법안 부결 이후 본회의 부의 조건으로 국회법상 '7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는 만큼 28일에는 이 내용이 본회의에 보고될 전망이어서 표결 절차는 28일 또는 29일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법안에 대한 마지막 표결이 28일 본회의 보고 직후 바로 이뤄질지, 6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개최일인 29일 이뤄질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한편 국회 관례상 당일 상정할 안건, 즉 의사일정은 여야 간 협의로 이뤄져 왔지만, 국회법 76조2항은 '의장은 본회의 개의시간 및 심의대상 안건의 순서를 기재한 당일 의사일정을 작성한다'고 돼있다는 점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의 결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본회의 상정할 법안에 대한 여야 협의 내지 합의가 없더라도 국회의장은 고유권한으로 당일 처리할 의사일정 리스트에 세종시 수정법안을 넣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법안을 비롯한 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됐더라도 역대 국회에서 여야 간 의사일정 미합의 등으로 상정도 안되고 폐기된 사례가 네 차례 있었다는 점에서 박 의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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