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중국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지난 1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1일, 발표 이후 처음 열린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1달러당 6.7966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동안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일일 환율변동 제한폭인 0.5%에 가까운 0.45%까지 떨어졌으며 이같은 수치는 1981년 개혁·개방 정책 추진 이래 최저치로 기록됐다. 이를 놓고 시장은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이 지난 2년간 고집했던 위안화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세계 경제는 들썩였다. 앞으로 위안화가 어떻게 움직일지 또 어떤 영향을 불러올 지에 대한 수많은 시나리오가 앞다퉈 쏟아져 나왔다. 국내에서는 증시가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했다. 증권가는 발빠르게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혜주와 피해주를 가려냈고 새롭게 주목해야 할 펀드도 열거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조치를 공통적으로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혼재하는 '복합적 재료'로 풀이했다. 또한 이들은 중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 추세를 지속하진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중국의 '정치적 제스처'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에도 중국 측은 미국에서 위안화 절상 압박이 가해지자 일시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는 태도를 취한 적이 있다는 근거에서다.
위안화 움직임에 대한 세계의 민감하고 또 신중한 반응은 세계 경제의 중심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업 고도화 전략의 일환으로 자본시장 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안화 절상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조치인 동시에 중국 금융 개방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거대한 중국이 '새로운 중국'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중국을 둘러싼 변화의 물결을 주시하고 적극 대비할 때다.
nickioh@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