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기저효과는 끝났다”. 하반기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이 상반기 기저효과가 사라졌다고 보고 설비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은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35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하반기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에서 나왔다.
대한상의는 국내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투자계획이 작년 하반기 대비 평균 4.3% 확대될 것으로 집계했다. 상반기 투자실적이 작년 동기대비 20.6% 증가한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떨어진 수치이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는 IT·전기전자, 자동차·운송장비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 상반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데 대한 기저효과의 측면이 컸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투자증가율이 20%를 상회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의 상반기 투자가 큰 몫을 차지했다. 대기업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투자를 37.0% 늘렸다고 밝혀 중소기업(14.2%)을 압도했다.
이러한 투자분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은 하반기 투자를 5.0% 늘릴 계획이라고 답해 중소기업의 4.1%보다 다소 높았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이 8.1%로 하반기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IT·전기전자’(7.6%), ‘자동차·운송장비’(6.1%), ‘통신·방송서비스’(5.5%), ‘정유·석유화학’(5.2%), ‘음식료’(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0.1%) 업종은 투자 감소로 집계돼 최근 건설경기 부진을 반영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생산물량 확대 및 신제품생산’(60.8%)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노후시설 개선’(18.8%), ‘신규사업 진출’(10.7%), ‘미래대비 선행투자’(9.7%) 순으로 꼽았다.
투자를 늘린 부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계장치’가 71.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토지 및 건물’(13.7%), ‘공구·비품’(11.4%), ‘차량·선박 및 운수장비’(3.8%) 순이었다.
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세제·재정지원 확대’(35.4%)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확장적 거시정책기조 유지’(24.4%), ‘국내금융시장 안정 노력’(22.3%), ‘규제완화 및 행정절차 간소화’(17.3%) 순으로 응답했다.
이현석 전무는 “하반기에도 투자 증가세가 견조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정부는 상존하고 있는 대외불안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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