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또 다시 수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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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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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또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론스타와 인수자가 제시하는 가격차가 워낙 큰 데다 국내 인수후보는 일찌감치 관심을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7월로 예정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일정이 확정되면 외환은행은 시장의 관심에서 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30일 은행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매각에 단독 협상을 벌였던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다음달 이후로 본입찰을 연기했다.

론스타와의 가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MBK는 외환은행 인수에 3조~4조원 가량을 제시했으며, 론스타는 5조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지분의 51.2%를 보유한 론스타는 보유 지분(4조~5조원)에 20%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5조원~6조원 안팎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외환은행 매각 추진 과정서 HSBC은행이 제시한 5조9000억원, 지난 2006년 국민은행이 제출한 6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인수주체들이 제시하고 있는 가격은 3조~4조원대에 불과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호주계 ANZ은행과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등이 외환은행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가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포기했다.

D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가격을 둘러싼 론스타와 인수주체들 간 입장차가 워낙 커 이 차이를 줄이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입찰 작업이 재개되더라도 원활한 인수ㆍ합병(M&A)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론스타는 국민은행이나 HSBC 등 과거 외환은행에 관심을 보였던 기관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과 함께 '외환은행에 관심이 없다'며 선을 긋는 등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터라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민영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외환은행 매각을 가로막고 있다.

이날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 매각안을) 7월 중순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의 발언은 올해 안으로 우리금융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되며, M&A 시장의 관심도 우리금융에 쏠려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공공연히 인수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의 관심은 우리금융에 몰려 있고 시장 상황이 악화돼 론스타가 제시하는 조건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투자자가 있을 지 의문"이라며 "론스타와 관련된 법정 공방은 끝났지만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에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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