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소영 기자)농업은행이 당초 예상치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초과배정옵션(Green Shoe Option)을 적용하면 조달 금액이 221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업은행의 기업공개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농업은행IPO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해외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공모가 발표 후에도 중국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 신보(信報)는 7일 사설을 통해 농업은행IPO가 홍콩 증시 훈풍 불어넣기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대륙 증시에 대한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이미 상장을 마친 공상ㆍ건설 등 중국 대형 국유은행과 달리 농업은행은 ‘국유은행 효과’를 누리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농업은행에 대해 세제혜택ㆍ차별화된 지급준비율 적용 등 다양한 우대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농업은행에 대한 우대정책은 과거 공상ㆍ건설ㆍ중국은행들에 대한 혜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형 국유은행에 대한 정부의 우대정책은 이미 관례화 됐고, 농업은행 외에도 투자가치가 충분한 주식이 많은 만큼 투자자들이 농업은행에 대해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
실제로 농업은행의 A주 상장 소식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하락을 거듭했다. 반응이 덤덤하기는 H주도 마찬가지. 중국 A주의 상반기 낙폭은 27%에 달했고, H주에서도 농업은행주 ‘쟁탈전’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설은 현재 홍콩 증시에서는 ’국유기업’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이는 상대적으로 상장이 늦은 농업은행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정부의 대폭적 지원에 힘입어 상장한 농업은행에 큰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도 농업은행IPO의 중국 증시에 대한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농업은행이 홍콩과 상하이에 총 476억 50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고, 여기에 건설은행과 중국은행 등도 신주발행이 예정돼 있어 증시에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업은행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량채권 규모가 자산의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은 농업은행의 불량채권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 역시 증시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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