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KB금융 산하 KB생명이 2006 회계연도를 제외하면 7년째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생명은 2009 회계연도 종료일인 올해 3월 31일 기준 자기자본 1515억3700만원으로 자본금(1560억원)을 2.86%(44억6300만원) 밑돌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본잠식인 회사는 금호아시아나 사태 이후 산업은행에 매각된 금호생명을 제외하면 KB생명이 유일하다.
자기자본 규모로 15위인 KB생명보다 오히려 하위인 녹십자생명(160.33%)ㆍ우리아비바생명(25.65%)ㆍ하나HSBC생명(10.79%)은 모두 자기자본이 자본금을 웃돌았다.
KB생명은 설립원년인 2004 회계연도부터 13.50%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2005 회계연도(-7.29%)도 마찬가지다. 2006 회계연도만 자기자본이 자본금을 잠깐 웃돌았을 뿐이다.
2007 회계연도(-14.67%)와 2008 회계연도(-15.63%)에는 KB금융을 출자자로 증자에 나서면서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1560억원으로 무려 5배 이상 늘렸으나 자본잠식은 오히려 되풀이됐다.
사실상 7년째 자본잠식을 지속하자 증권가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자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개 설립 5년을 전후로 영업실적이나 재무제표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야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을 주력 자회사로 둔 KB금융은 KB생명ㆍKB투자증권을 설립ㆍ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리더십 부재로 이러한 장기 경영전략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물론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취임을 앞두고 있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영진과 금융당국 간 갈등으로 정상 경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KB생명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3년 내에 업계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경쟁사 인수ㆍ합병(M&A)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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