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스캔들, 추문, 비리의혹을 일컫는 게이트(gate).
1972년 미국을 뒤흔든 ‘워터게이트’ 사건과 함께 탄생했다.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을 임기 중 사임한 유일한 대통령으로 몰아넣은 사건임은 익히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까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한보비리 사건 때다. 김영삼 정부 말기였던 당시 한보그룹이 부도나면서 드러난 권력형 금융 비리를 ‘한보게이트‘라고 언론이 보도하면서다.
오늘 국민들의 이목은 영포게이트에 집중돼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 민주당이 이를 영포게이트라고 명명한 데 따른 것이다. 2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 이른바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민간인 김모씨가 집중 사찰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적 파장이 날로 커지면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고향출신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의 친목모임인 영포목우회가 이번 사건과 연관이 돼 있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진다.
현재 민주당은 인사개입에 이어 추가 의혹 폭로에도 나섰다. 국정조사와 감사청구 등을 통해 현 정권의 사찰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다. 한나라당은 이를 선을 넘은 정치공세라며 맞받아 치기에 바쁘다.
상황이 이러자 이 대통령이 나섰다. "어설픈 사람들이 권력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어떤 형태의 권력형 비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문책을 지시했다. 파장의 확산을 봉합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연일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영포게이트 블랙홀이다.
청와대와 정부 인사개편과 함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시스템 정비를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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