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방영덕 기자) "신성장동력 산업 지원과 중소기업 육성, 글로벌 사회간접자본(SOC) 및 자원개발 투자에 역점을 두고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11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유 사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오랜 구상 끝에 내놓은 청사진에 대한 만족감이 엿보였다.
유 사장은 "오는 2015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녹색 및 신성장동력 산업에 42조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32조원, 글로벌 SOC 및 자원개발 투자에 26조원을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재원 마련이 어렵지 않겠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공사의 자기자본(15조원) 규모를 감안했을 때 100조원 정도를 공급하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공사의 신용등급이 국가 신용등급과 같아 대외 차입 여건도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책금융공사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로부터 A등급, 무디스로부터 A1 등급을 획득하고 있다.
유 사장은 "구조조정이 완료돼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을 굳이 쥐고 있을 필요는 없다"며 조기 매각 방침을 시사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설립 당시 '제2의 산업은행'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차별화된 정책금융 모델을 제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 사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신성장동력 산업이다. 공사는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는데 1조5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연평균 8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염려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럴 때 공사가 주도적으로 나서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온렌딩(On-lending) 방식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온렌딩 방식이란 공사가 자금을 지원하고 은행이 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은행이 요청할 경우 공사가 일정 부분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다.
유 사장은 "은행권의 반응이 좋아 증액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지원 목표액이 2조원이었는데 상반기 중에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이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맡다 보니 수익구조가 안정된 일부 중소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놨다"며 "리스크가 높은 기업을 지원하면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어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정책금융공사가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면서 우수한 인재도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초기에는 산업은행에서 건너온 80여명의 인력으로 공사를 꾸렸으나 현재는 올해 채용한 20명의 신입사원을 포함해 식구가 160여명으로 늘었다.
유 사장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을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사의 업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인력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노사가 탄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공사 운영이 안정궤도에 오를 때까지 노사 합의로 무노조 경영을 선포한 것.
유 사장은 "직원들의 100% 동의를 얻어 무노조 경영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5년까지 100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겠다는 비전이 달성될 경우 직원 일인당 운용자산 규모는 3000억원, 자금공급 규모는 600억원으로 늘어나 강소(强少) 공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유 사장은 "직원들의 역량을 모아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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