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자산매각·인수설 확산

  • 페트로차이나·중국해양석유·엑손모빌·아파치 등 BP 자산 '눈독'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로 궁지에 몰린 영국 정유사 BP에 대한 자산 매각설과 인수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원유ㆍ천연가스 생산업체인 페트로차이나가 BP를 향해 군침을 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오저펭 페트로차이나 IR 부문 대표는 이날 FT와 가진 회견에서 "언제든 BP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멕시코만 사태가 불거진 직후 우리는 BP를 어떻게 도울지 고민했으며 사태 해결을 위한 기술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BP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BP 인수설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BP와 보다 긴밀히 협력할 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했다. 페트로차이나가 향후 10년간 사세를 확장하는 데 600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한 점을 감안하면 BP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FT는 정치적인 제약을 이유로 페트로차이나가 BP를 통째로 삼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P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거나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BP는 페트로차이나가 기업공개(IPO)를 한 2000년 상장 지분 20%를 사들인 바 있다. 양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중국 광둥성에서 주유소 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FT는 또 중국 최대 연안 석유탐사업체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BP가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2위 석유사 팬아메리칸에너지 지분 60%를 떠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OOC는 이미 팬아메리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석유기업 브리다스 지분 50%를 30억달러에 사들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FT는 CNOOC가 팬아메리칸 지분을 인수하는 데 90억달러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업계 소식통을 인용,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BP를 1000억파운드(150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엑손모빌은 이미 BP 인수 방안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으며 미 정부는 이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엑손모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타임스는 아울러 미국 정유사 셰브론으로 추정되는 석유 메이저가 BP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블룸버그통신은 BP가 미국 석유기업 아파치와 알래스카 유전을 비롯한 일부 자산에 대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BP는 멕시코만에 유출된 원유 회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00억달러 어치의 자산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립 닷지 투오히브라더스 애널리스트는 "아파치는 수년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기반을 닦은 기업으로 M&A에 매우 노련하다"며 "재정건전성이 뛰어나고 유동성도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아파치는 2003년 BP의 멕시코만과 북해 유정 자산을 13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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