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건설산업은 그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권의 구조조정 대상 건설업체 발표 등 가뜩이나 향후 사업방향을 못 잡고 있는 건설업체들에게 이번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사업위축과 함께 이로 인한 경영여건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작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재 심각할 정도로 침체돼 있는 주택시장을 감안한다면 그 영향을 단순히 건설업계의 투정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건설산업은 최근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건설산업이 처한 최근 경영 상황에 대해 조금은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보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럽다. 또 건설업계의 최근 경영여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건설업계의 경영관행과 무리한 사업 추진 등에 의해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획일적 시각에서의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더욱 걱정스럽다. 그래서 건설산업이 침체를 벗어나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써, 그리고 국민의 산업으로써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재의 건설산업 위기에 대한 올바른 진단이 필수적이다.
건설시장은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공공건설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업체간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출혈경쟁은 업체 수가 너무 많은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가격 일변도의 최저가낙찰제 등 입·낙찰제도와 지방자치단체 및 일부 공공발주처의 품질과 기술보다는 출혈적인 가격경쟁을 초래하는 낙찰자 선정 관행도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고 기업의 안정성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부의 건설부문에 대한 재정투자가 축소되면서 민간투자사업과 주택사업이 중요한 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민간투자사업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도 사업비와 수주, 시공 및 운영과정에서 규제가 오히려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시장에서 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사업도 국가경제의 불안요인과 왜곡된 사업구조,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건설시장 진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어려운 국내시장을 만회하고자 대형업체는 물론 최근에는 중견·중소업체들까지 해외로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500억달로, 올 상반기 450억 달러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건설시장 역시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건설산업의 대내외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근 건설산업의 침체는 다양한 시장적인 요소들과 정책·제도적 요인, 건설업체들의 규모 및 사업 확대에 치중한 경영 관행, 미래 지향적 사업전략의 부재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서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건설산업의 침체를 계속 보고만 있을 것인가? 대답은 ‘그럴 수 없다’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건설산업의 침체는 산업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지금까지 성장해 오는 가운데서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많은 연관 산업을 가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으로 고용 및 무역, 금융 등 국가경제의 거시적, 미시적 영향이 큰 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건설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고용 및 생산 비중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1, 2위를 차지할 정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5일에 ‘2010년 건설의 날’ 기념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건설인들의 한마당 축제의 자리가 올해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침울한 자리가 될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역사와 괘를 같이 해온 건설산업의 생일 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을 안고 있는 건설산업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건설산업이 국가와 국민의 산업으로 재도약을 할 수 있도 건설산업 내부는 물론, 정부와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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