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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잃은 대형 프로젝트-上] 무작정식 개혁 탓에 지역 손해만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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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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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 교체로 전임자 공약 바꾸기 혈안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경기 용인 경전철 구갈역. 용인 경전철은 당초 이달 개통 예정이었으나 김학규 신임 시장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문제 삼으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지난 6·2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이 교체된 지역 중 가장 큰 잡음이 들려오는 곳은 인천이다.

전임 안상수 시장의 정책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공약으로 당선된 신임 송영길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대대적인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 사업,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송도 노선, CJ그룹의 굴업도 개발사업, GS건설의 인천만조력발전사업,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 등이 송 시장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사업들이다.

여기에 송영길 시장은 지난 7일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 개최한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며 이전 집행부에 대한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다.

송 시장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에도 반기를 들었다. 경인아라뱃길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제라도 공사를 중단하거나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재검토 요구를 하는 상황이라 단체장들과 중앙정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권력 교체로 인한 주요 개발사업이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 신임 유영록 시장은 전임 강경구 시장이 추진해 오던 경전철 사업을 대신해 서울지하철 9호선을 연장하는 중전철 사업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전철을 중전철로 바꾸려면 사업비가 훨씬 많이 드는데다 사업기간도 늘어날 수 밖에 없어 향후 후유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최성 신임 시장이 그동안 시(市)에서 진행해온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JDS지구(장항·대화·송산·송포동) 택지개발, 대곡역 역세권 개발 등 그동안 시에서 추진해온 사업들의 수익성을 다시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경기 안양시의 최대호 신임 시장은 당선 전부터 전임 이필운 시장이 개발 계획을 세운 100층 신청사 개발 계획을 반대해 왔다. 14년된 420억원 규모의 현 청사를 굳이 철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경기 의정부에서는 안병용 신임 시장이 승객 수요 재검토와 최소운영보장수입(MRG)의 불합리성을 이유로 경전철 사업을 전면 중단시키는 등 경기 파주·부천·하남시 등에서 크고 작은 개발 사업들이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기존 집행부가 추진해 오던 개발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나 취소 방침을 밝히면서 내세우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재정 문제 때문이다. 무리한 개발 사업으로 높아진 부채 비율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대당 출신 전임 단체장의 치적 축소 측면이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전임 시장의 실정을 부각시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실시된 인천시장 선거에서 안상수 전 시장 캠프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송영길 후보가 당선된 후 안상수 시장이 그동안 해온 모든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인천시의 부채 문제를 부각시켜 많은 개발 사업들을 취소하거나 축소시키고 있지만 결국 지역 발전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 들어설 인천 서구 지역 주민들은 송영길 시장의 주경기장 신설 재검토 발언이 나온 이후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같은 민주당 출신인 전년성 서구청장도 주민과 함께 송 후보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당의 정치적 논리보다 지역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성남시에서도 이대엽 전 시장 측은 성남시 재정자립도가 70%에 이를 정도로 건실한데 모라토리엄은 말이 안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 최고 부자도시 중 하나인 성남시를 부도로 내몰아 위기감을 조성하고 전임 시장의 실정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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