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쌍용건설, 52도 기운 MBS호텔 건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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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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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이 준공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전경. 이 호텔은 최고 기울기가 52도에 달하는 등 최고난이도의 공사로 꼽히면서 세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MBS)호텔. 경사가 52도 기울어진 이 호텔은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쌓아올린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그리고 이 호텔을 시공한 업체는 바로 쌍용건설이다.

지난 1977년 창립 이후 30여년에 걸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에서 쌓아온 건설 노하우과 기술이 밑바탕이 일궈낸 하나의 '기적'이다.

쌍용건설은 그동안 19개 국에서 132건, 78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하며 해외건설 명가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싱가포르를 주력 시장으로 해외에서만 10억 달러가 넘는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급건축 분야의 '글로벌 탑 리더'

쌍용건설은 1980년대 말 국내 최초의 해외투자 개발사업인 미국 애너하임 매리어트 호텔 프로젝트를 기획부터 설계, 시공까지 일괄 시공하며 고급건축 분야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미국에서만 모두 7건의 개발사업을 연속 진행하기도 했다.

1990년대 말에는 두바이에 진출, 두바이의 3대 호텔 가운데 2곳을 쌍용건설의 손으로 완성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진출 활로를 활짝 열기도 했다. 305m 높이의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같은 실적이 쌓이면서 쌍용건설은 지난 1998년 세계적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지가 선정하는 실적 순위에서 호텔부문 세계 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이후에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약 1만3000객실의 최고급 호텔과 8000병상에 달하는 병원 건설 실적을 가지고 있다. 

쌍용건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은 세계적인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싱가포르다. 그 만큼 유럽이나 일본 등 세계적인 건설업체와 맞붙어 높은 금액에 최고의 공사를 따낼 정도로 기술력과 신뢰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1980년 싱가포르에 첫 진출해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적이 있는 73층 높이의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와 싱가포르의 상징 래플즈 시티를 시공했다.

지난 6월 완공한 MBS호텔은 싱가포르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의 메인 프로젝트이다. 또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진출 사상 역대 최대 규모 건축 프로젝트다.

지상 55층 3개동 총 2561 객실을 갖추고 있는 MBS호텔은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올라가는 동측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측 건물과 연결된 후 55층까지 올라가는 들 '입(入)'자형 구조다.

현존하거나 시공 중인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적정공사기간인 48개월 보다 절반 이상 공기를 단축해 무려 21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해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또 싱가포르 그린 건축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초 센토사섬 해안 고급 주거단지에 완공한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은 지상 12~15층 5개동 264가구로 전세계 최고 수준의 주거시설이다.

연평균 32~34℃에 달하는 아열대 기후이지만 별도의 냉방설비를 가동하지 않아도 내부 온도를 25.5℃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친환경 공법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관리비가 여간 6억원, 가구당 월 평균 18만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첨단 기술로 2007년 주거용 건축물 가운데는 최초로 싱가포르 건설청(BCA)이 부여하는 '그린마크(Green Mark)'시상식에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이와 함께 싱가포르는 물론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 들어선 세계 최정상급의 하얏트 계열 및 인터콘티넨탈 호텔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W호텔'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고급건축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 고난이도·고부가가치 SOC 집중

쌍용건설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로 공사금액이 6억2700만 달러(약 8200억원)에 달한다.

최저가가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주했다. 지하 고속도로 (0.56km)와 지하 진입도로 (0.44km) 등 총 연장 1㎞,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길이는 짧지만 1m당 공사비가 약 8억2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난공사다.

작년에는 싱가포르에서 프랑스와 중국, 홍콩 업체로 구성된 3개국 컨소시엄을 제치고 5억5300만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하철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철도ㆍ지하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이다. 또 역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에서도 단일 구간으로는 최대 규모다.

앞서 2007년 6월에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복구 공사 중 최대 규모인 아체도로 복구 및 신설공사를 1억800만 달러에 수주한데 이어 8월에는 파키스탄에서 카라치항 부두 재건공사 등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외 플랜트 사업은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우수하수 처리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하르그 원유 저장탱크, 카란지 가스 주입시설,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화력발전소, 사우디 하디드 제철소 등 다양한 공사를 수행해 왔다.

2008년 3월 수주해 2009년 7월 완공한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설비 시설이다. 이 시설은 담수 생산 용량 하루 3만톤 규모의 증발기 27대가 들어서 있으며 250만명이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사업에서 달성할 정도로 해외건설의 명가의 위상을 확실히 하고 있다"며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고급 건축, 사회 인프라 시설 등에서 수주가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플랜트 부문에서는 환경, 담수, 발전 부문을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올해 해외분야에서 초과수주 목표도 기대하고 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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