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고급 단독주택지인 센토사섬의 오션 프론트 콘도 미니엄. 별도의 냉방기구 없이 실내온도를 8℃낮출 수 있는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면서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기술인증을 받기도 했다 |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냉방설비 없이 시원하지 않으면 그린홈이 아니잖아요'.
2007년 싱가포르에서 주거부문 최초로 'BCA 그린마크'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한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 이 콘도미니엄은 연평균 기온이 32~34℃에 이르는 아열대 기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냉방설비를 가동하지 않아도 내부 온도가 25.5℃ 이하로 유지된다. 친환경 그린홈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콘도미니엄 서측 외벽은 일사량이 많은 점을 감안해 광투과율은 높지만 열전도율은 낮은 특수유리가 사용됐다. 외부와 접한 공간에는 발코니 화단, 캐노피, 선스크린 등을 통해 온도를 낮췄다. 지상과 옥상에는 수영장, 인공연못, 녹지 등을 설치함으로써 연간 약 1억원의 냉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 로비, 다용도실, 리셉션룸, 피트니스센터, 복도 등 주민공동시설에 사용되는 조명(총 857개) 가운데 99.1%인 849개를 모션 센서 조명으로 설치해 연간 약 1400만원의 에너지 비용을 줄였다. 특히 외부 조경에는 50% 이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절전형 조명과 LED 조명을 사용했다.
이 밖에 친환경 설계를 토대로 태양열을 통한 공용시설 전력 공급과 우수·중수 재활용 시스템 등도 적용됐다.
BCA 그린마크는 건설감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건설청(BCA)이 건축 관련 세계 최고 권위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2005년 제정된 친환경 인증제도이다.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수출돼 시행 중에 있다. 특히 미국의 리드 (LEED), 영국의 브리암 (BREEAM)과 함께 세계 3대 친환경 인증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주거·비주거 건축물을 비롯해 오피스 단독주택 공공시설 산업시설 해외프로젝트 등 6개 분야로 나눠 평가 점수에 따라 플래티넘, 골드 플러스, 골드, 일반 등 4등급으로 부여된다. 인증 유효 기간은 3년이며 3년 마다 심사를 통해 재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특히 BCA 그린마크는 플래티넘, 골드 플러스 인증 취득시 발주처에 인센티브가 부여되며 향후 아시아, 중동 등 그린마크가 시행되고 있는 제3국 입찰 참여시 가점을 부여 받을 수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가구당 평균 연 215만원, 월 18만원의 관리비가 절감된다"며 "원자력 발전시설이 없어 고비용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싱가포르에서 188㎡형 아파트 평균 전기료가 약 2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비용을 절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싱가포르 'W호텔'도 냉방을 하지 않고도 내부를 24℃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곳에도 역시 열전도율이 낮은 특수유리가 사용됐다. 실내 포름알데히드 농도도 미국과 국내 실내공기환경기준 권고치(0.1ppm) 보다도 낮은 0.08ppm 미만, 소음도 국내 일반 주거부문 기준인 50~58 dB보다 낮은 40dB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쌍용건설은 이 제도가 도입된 첫 해인 2005년에 지난 98년 완공한 탄톡셍 국립병원을 통해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 래플즈시티, 선텍시티, 캐피탈 타워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외국업체로는 최다인 총 11회의 싱가포르 건설대상(BCA Awards)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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