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 UBS운용 수탁 줄어 300억 환급?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하나대투증권이 하나UBS자산운용을 UBS AG에 팔면서 수탁고 유지를 조건으로 300억원을 추가로 받았으나 펀드시장 침체에 따른 수탁고 감소로 이 돈을 전액 또는 상당액 환급해야 할 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2007년 7월 하나UBS자산운용(옛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100% 가운데 51%를 1800억원을 받고 스위스계 투자회사 UBS AG에 매각했다.

문제는 하나UBS자산운용 수탁고가 매각일로부터 3년(5년으로 연장 가능) 동안 연평균 25조원을 하회하면 매각대금 18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을 환급하는 조건을 붙였다는 것이다.

이 운용사 수탁고는 2007 회계연도에 25조5791억원을 기록했으나 2008 회계연도(21조451억원)와 2009 회계연도(20조531억원) 연속으로 25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결국 지난 6일 UBS AG는 하나UBS자산운용을 인수할 당시 조건대로 300억원을 환급하라고 하나대투증권에 요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만기를 2년 연장하는 대안을 택했으나 상당한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기 연장시에는 수탁고 개선 정도에 따라 환급액을 일정 규모로 줄일 수 있을 뿐 환급 자체는 앞서 6일 이미 결정됐다.

게다가 수탁고가 미리 정한 기준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300억원을 모두 환급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는 하나UBS자산운용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환급액을 줄이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애초부터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으로 매각했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급등락할 수 있는 수탁고를 일정 규모로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하나대투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이 보유한 전국 영업망까지 UBS AG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하나금융은 막대한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하나대투증권을 헐값으로 인수했다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매각을 지연시킬수록 부정적 여론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리한 조건을 성급하게 수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매각대금 18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은 성과에 연동한 보너스로 봐야 한다"며 "당시 운용업계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한 것이고 향후 환급이 이뤄지더라도 이미 재무제표에 손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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