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불법체류자들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팍스콘사태로 중국 노동계에서 임금인상과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사이 베트남과 북한, 아프리카 등지에서 중국으로 흘러들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통 중국 노동자들보다 적게 받고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공장이나 농장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현지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불법체류자들은 하루 8시간씩 한달 내내 쉬지도 않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불법체류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현지 언론은 최근 들어 불법체류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 수십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WSJ는 중국의 불법체류자가 급증하는 데는 중국 정부의 무관심이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에야 사상 첫 이민법의 초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넓은 영토만큼이나 국경선도 길어 중국 정부의 통제력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희미한 반이민 정서도 외국인들의 중국행 러시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인들은 오히려 외국인들이 '차이니스드림'을 안고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을 중국 경제의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주로 중국 남부지역 국경을 통로 삼아 중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은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터를 잡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쓸 이유도 없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광시성 충저우에만 1만명의 불법체류자가 거주하고 있다.
WSJ는 그러나 중국인들이 모든 불법체류자에게 관대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프리카 출신 불법체류자가 늘고 있는 데 대한 반감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WSJ는 중국 정부가 아직은 노동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불법체류자를 문제삼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제2의 만리장성을 쌓아 자국 노동시장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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