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금리인상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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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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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에서 2.25%로 정책금리를 인상하였다. 2009년 2월 이후 17개월 동안 유지하였던 2%의 금리시대가 그 막을 내렸다.

금리인상을 두고 서로 의견이 대립된다. 금리인상지지자들은 인상시점이 다소 늦었다고 볼 뿐 아니라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있다. 양쪽 주장은 금리인상을 하게 된 배경에 초점을 둔 것 같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경제에 주는 효과측면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인상조치는 양날의 칼에 비유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초저금리의 비정상적 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한다는 데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금리인상의 여파로 가계부채 부담 증가와  해외자본유입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금리상향조정에 대한 배경으로 한국은행의 입장을 살펴보기로 하자.

대외 실물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요인들이 잠재하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뚜렷한 상승세가 전망되고 고용도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가측면에서는 국내 실물경제호조세에 힘입어 물가상승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국내 금융여건도 금융시장(국채시장, 주가시장, 외환시장)이 소폭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여전히 증가추세를 감안할 때 국내 금융여건이 위기의 여파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둘째, 이번 조치는 총액한도대출금리(1.25%)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상태에서 정책금리만을 인상한 것은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국은행이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액한도대출금리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공급을 장려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은행에게 대출할 때 적용되는 정책성 금리를 말한다. 이는 한국은행이 우리경제가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여파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한국은행은 금번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하였다. 금융완화기조를 물가를 감안하여 조정된  정책금리(실질금리)가 마이너스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하반기에 정책금리를  0.25%씩 두 번 올려도 3%수준으로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우라면 금융완화기조유지가 아니라 통화정책기조의 변화, 즉 완화기조에서 중립내지 긴축기조로의 전환으로 봐야 할 것이다.

위에서 금리인상의 당위성측면을 살펴보았는데, 실효성측면에서  금리인상의 위험성을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시장의 낙후성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증가와  해외자본유입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시장의 미 발달로 담보대출금리가 1년미만의 단기금리에 연동되어 있어 금리인상은 곧바로 주택담보대출금리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차입자의 상환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주택경기가 호경기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미분양 등에 따른  주택공급과잉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부담 증가는 정책적 부담이 될 수있다.

또한 해외금리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국내금리만을 인상하는 조치는 불안정한 자본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로부터 자본유입은 국내외금리차, 원화가치의 강세추세, 국내외 성장률의 차이 등에 의해 촉발된다.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성장률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적어도 향후 수년간은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이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때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은 대세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금리인상은 자본유입규모를 증폭시킬 뿐 아니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덜 위험하고 높은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입은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기에 내재적으로 불안정하다. 급격한 자본유입으로 국내 통화가치가  필요이상으로 과대평가절상되고 국내 자본시장을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유발시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양날의 칼과 비유될 수 있다. 통화정책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금리인상은 물가안정을 꾀하는데 기여할 수 있지만 정책적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여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금리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물가의 안정 뿐만 아니라 금융의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의 상충관계(trade-off)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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