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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영 포커스] '혁신공작소' 픽사의 의사결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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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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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토이스토리3'로 흥행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픽사(Pixar)는 '혁신 공작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가 10여년만에 애플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픽사의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대박을 터뜨린 데 힘 입은 바 크다.

일개 컴퓨터그래픽업체에 불과했던 픽사가 애플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만드는 데 한몫한 셈이다. 

   
 
토이스토리3

세계적인 경영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최근 블로그(blogs.hbr.org)에서 픽사가 혁신의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참신한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5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네 멋대로 해라"
픽사는 중간 간부에게 가능한 많은 재량권을 넘기고 있다. 에드 캣멀 픽사 최고경영자(CEO)는 "'중간 간부는 보통 책임을 피하기 위해 상사의 통제 아래 있고 싶어한다'는 통념에 맞섰다"고 강조했다. 중간 간부는 누구보다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기존 질서를 뒤엎을 수 있는 혁신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를) 눈감아 주기보다는 (실패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활발한 피드백"
캣멀은 중간 간부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주는 만큼 그가 내놓은 성과에 대한 피드백도 확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의 주도 아래 작품 하나가 완성됐다면 제3자의 강도 높은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픽사에서는 2~3개월 주기로 회사 안팎의 전문가들을 통해 완성된 작품을 '분해'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이에 대해 의무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피드백이 반복될 수록 작품 수준이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철저한 사후 부검"
작품이 완성되면 단순한 평가로 이뤄지는 피드백만 있는 게 아니다. 작품 제작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상대로 한 '부검'이 기다리고 있다. 부검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두 가지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시도한 것 중 반복하고 싶은 것 5개와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것 5개를 각각 꼽는 일이다.

픽사는 부검을 통해 작업 과정에서 팀원 사이에 갈등을 빚게 했던 요소를 끄집어 내고 있다. 캣멀은 부검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요소를 특정지으면 새 작업에서는 차선책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패 뒤엔 재도전"
캣멀은 혁신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실패도 깨끗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토이스토리는 1995년 대성공을 거뒀지만 2년 뒤 내놓은 '토이스토리2'의 흥행실적은 기대만 못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픽사는 실패를 인정하고 토이스토리3 제작에 집중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캣멀은 실패를 인정하고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는 전통이 픽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주요 촉매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패 경험도 가르쳐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도 픽사만의 강점이다. 픽사는 '픽사대학'이라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110여개의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픽사대학을 이끌고 있는 랜디 넬슨은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픽사의 임직원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함양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함께 실패하고 다같이 그 경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픽사대학의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HBR은 "조직원 개개인이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려면 결국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구조가 혁신적이어야 한다"며 "적확한 판단과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조직의 사고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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