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관학교'로 불리는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윤은기 원장은 "공무원은 논리력과 분석력은 뛰어나지만 감성이 부족하고 행동도 느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취임한지 두 달을 맞은 윤 원장은 심리학자를 동원해 교육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점검하고, 모든 장기 교육과정에 음악 수업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토요일 오전에는 고위 공직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나라의 미래를 논하는 '국가전략 세미나'도 열고 있다.
원래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윤 원장은 우선 공무원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간인 조직은 유연성이 있고 일 처리 속도가 빠른 반면, 공무원은 개인의 역량은 탁월하지만 관료주의 탓인지 느린 것이 문제입니다. 빨리하다가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속도 내는 것을 주저하죠. 하지만 현대는 속도의 시대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한 박자 먼저 배우고 활용해야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이어 윤 원장은 공무원은 '양뇌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은 좌뇌가 발달해 논리력과 분석력은 뛰어나지만 공간력과 지각력, 창의력 등 우뇌 기능은 약한 편입니다. 잠자는 공무원의 우뇌 기능을 깨워 양뇌형 인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장기 과정에 음악 수업을 넣고, 수료식은 음악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11명의 심리학 자문단을 구성한 윤 원장은 우리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소통'을 꼽았다.
"현재 수많은 마찰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있는 것은 통하지 않고, 교육이 아무리 훌륭해도 듣는 사람이 싫어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죠. 따라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참관하거나 참가자의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도출해내는 자문단을 만들었습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도 가질 계획입니다."
그는 하반기 역점 사업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새로운 비전을 설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9월 비전을 발표하고 61년 역사를 가진 교육원이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변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계획입니다. 또 조직원의 사기와 명예를 높이는데도 주력하겠습니다. 교육 과정에도 공무원이 긍지를 갖고 떳떳하게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부심을 심어주는 정신 교육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밖에도 윤 원장은 앞으로 '달인 교실'을 만들고 싶다며 "공직의 달인이 되는데 학력이나 자격증은 중요치 않습니다. 목표치를 최대한 높게 잡고 부단한 연마와 수련을 하는 사람이 달인이죠. 공공 서비스의 달인을 길러내는 프로세스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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