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우먼 & 건강]갱년기, 인생의 종착점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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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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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원장

 



평온했던 진료실에 환자분 한 분이 들어오시면서 엄청 시끄러워졌다. ‘왜 내가 이 나이 먹어 한낮에도 술 취한 여자인양 얼굴이 갑자기 빨개지는 고생을 해야 하느냐?’ ‘친구들하고 놀러 가도 별로 재미가 없고 흥도 나지 않는다.’ ‘화장실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자꾸 오줌이 마렵다.’ ‘마치 내가 내가 아닌 듯 구름 위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붕 뜬 느낌이다.’ 중간에 말을 가로 막아도 그 동안 억눌렀던 감정 때문인지 제어할 수 없었다. 그렇게 환자분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다 문득 건넨 한마디에 조용해졌다.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재미를 느끼면서 행복하실 수 있습니까?’ 그 말에 환자분은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시면서 되려 눈이 휘둥그래 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모습은 한참 생을 즐겨야 할 나이인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며, 냉소적인 사람들, 매사 불평. 불만만 가득한데다 이기적이기만 하니 발전이나 변화는 전혀 없고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1900년대 구한말에 한국여성의 평균수명이 약 50세였으나 현재는 85세에 가깝다고 하니 40~50대의 경우 앞으로도 40년 가량은 거뜬히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으면서 남은 여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40~50대 갱년기 여성들 중 진료실에서 한숨 섞인 불평. 불만을 토로하며 흥분하는 경우 대부분 길어진 수명이야기를 해 드리면서 ‘앞으로 남은 40년 이상의 삶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가꾸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의 모습은 뒤로 하시고 재미있는 삶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라는 요지로 말씀을 드리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는 한다.

갱년기가 되면 가장 먼저 불안감과 초조감이 생기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몸도 여기저기 아프면서 무력감이 오기 쉽상이다. 몸과 맘은 힘들다. 하지만 그러한 같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데도 열심히 본인의 호기심을 채우면서 조그만 신체이상은 너그러이 넘겨가며, 주변인들과 즐겁고 재미있게 살면서 남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 ‘목표가 없으면 삶도 없다.’란 말을 가끔 하게 된다. 갱년기는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힘든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 시기를 얼마나 현명하게 잘 헤쳐 나가는가에 따라 40년 이상의 노년기의 행복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여름에는 따뜻한 마음과 긍정, 겸손의 자세로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재미있게 보내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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