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유럽지역 은행에 대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의 평가기준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들은 테스트가 엄격하게 이뤄졌다는 유럽 금융당국의 설명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유럽 은행감독위원회(CEBS)와 각국 감독기관은 유럽 20개국 91개 은행에 대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7개은행만이 불합격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이번 테스트가 유럽 은행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만큼 충분히 엄격하고 투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결과 발표 직후 "이번 테스트가 유럽 각국 정부와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였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인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존 테일러는 "테스트의 신뢰성에 대해 일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래도 투명성과 액션플랜을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를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1개 은행 중에서 7개 소형 은행만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결과는 너무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테스트 결과 자본확충이 필요한 규모는 총 45억 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비해 너무 작았다.
경기하강 국면에 은행들이 얻게되는 이윤도 지나치게 장밋빛으로 전제돼 있다는 지적이다.
기본자본 비율(Tier-1 Capital)도 논란거리다. 스위스 금융당국(Finma)은 최근 자국 은행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최소 8%의 기본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반면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6%의 기본자본 비율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등 스위스의 자체 테스트에 비해 엄격하지 않았다.
브래디 더간 크레디스위스 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각국이 공동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비교할 때 두배는 가혹했다"고 평가했다.
유럽국가들의 재정적자 위기를 촉발시킨 분식회계 문제역시 유럽 감독당국의 골칫거리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그리스정부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3%라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이전 정부가 밝혀온 수치에 비해 늘어난 것인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허용하는 기준치의 4배나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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