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여야는 재보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사활을 건 유세 총력전을 벌였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는 야3당 후보 단일화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여야 모두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7·28 재보선 은평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은평천사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홀로’ 나선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24일 오전 은평우체국을 찾아 선거공보물을 발송하는 직원들을 격려한 뒤 구산동 은평천사원을 방문, 장애인 목욕봉사에 나섰다. 진관동 은평뉴타운 지역을 돌며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함께 다니는 운동원도, 차량도 없었다. 수행원 2명이 있으나 일정을 알리지 않는데다 취재진과의 동행 역시 거부했다.
반면 야권 후보자들의 유세로 지하철 3호선 불광역 인근에선 두 달 전 지방선거 열기를 다시 보는 듯 했다. 구름처럼 몰린 인파와 한낮 32도가 넘는 더운 날씨는 이를 더했다.
민주당 장상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불광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역촌동 일대를 순회하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진관동에 있는 진관사 방문에 이어 불광역 근처를 중심으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새 일꾼론’을 내세우며 선거구를 누비는 장 후보는 이화여대 총장, 첫 여성총리서리를 지낸 바탕을 앞세워 자신이 새로운 일꾼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유세장 곳곳에 ‘하나된 야권, 선택 짱상’, ‘투표는 짱상에게, 휴가는 짱 재밌게’라고 적힌 팻말을 든 운동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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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주당 최영희 의원과 장상 후보, 박지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대조동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기호 2번을 외치고 있다. |
연두색 차림의 유세지원단 속에서 ‘기호2번’을 외치던 최영희 의원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부자들 잘 챙겼으니 이제 민주당 장상 후보가 중산층과 서민을 챙겨야할 때”라고 말했다.
기호8번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측 유세지원단은 노랑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젊은 신인 정치인’을 앞세워 민심을 파고든 결과였을까. 지원단은 대략 300~400명을 웃도는 듯 했다.
천 후보는 “이번 국회의원은 1년 9개월짜리인데 (재선을 할 경우) 6년”이라며 “저는 은평과 함께 성장하고 은평과 함께 정치적 운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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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불광역 사거리에서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의 유세가 열린 가운데 지지자 수백명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
20년째 은평지역 구민이라는 남모(43, 여)씨는 “민주당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지 민주당이 일을 잘해서 뽑은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3번 후보부터는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 2번 후보는 이 지역 사람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해 이 후보에 한 표 던졌다.
이 후보보다 은평에 더 오래 살았다는 김모(57, 여)씨는 “이재오는 싫다. 41년을 살았다지만 당시 은평을 별로 아끼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장상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 유세지원단 속에 있던 오모(50, 남)씨는 “20년 동안의 변함없는 정치인생과 의리 있는 모습, 배신하지 않는 자세에 매력을 느낀다”며 천호선 후보를 지지했다.
한편 은평을 재보선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25일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에 따라 26일 오후 3시께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자가 최종 결정, 발표될 예정이다.
민주당 장상, 민주노동당 이상규,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모두 여론조사상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후보 단일화의 파급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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