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 “‘애플’이 바꿔놓은 것은 IT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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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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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의 국제경영원 강연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경영원 CSO 스쿨' 마지막 강연에서 애플이 가져온 기업 환경 변화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제경영원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애플은 IT 비즈니스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사진>는 지난 6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경영원 CSO 스쿨’의 마지막 강연에서 아이폰·아이패드의 등장에 따른 기업 환경 변화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IT 정보 보안과 안철수연구소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단 자주 나왔던 내용인 만큼 이는 생략키로 한다.)

강연 도중 애플의 광고 영상으로 보이는 100세 할머니의 아이패드 체험기가 소개됐다. 영상에는 돋보기가 없으면 책도 읽기 힘들 것 같은 할머니가 아이패드를 처음 본 후 십여분 뒤에 여러 콘텐츠를 직접 이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녀가 이용한 건 ‘읽어주는 책’, 소위 오디오북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김홍선 대표는 “아이패드는 컴퓨터가 아니다. 장난감 같다. 텔레비전 처럼 바로 켜지고, 누르면 누르는 대로 바로 플레이 된다”며 “아이패드는 IT를 하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IT 안 하는 사람을 위한 기기”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패드가 바꾸는 건 IT산업이 아니라 콘텐츠 등 기타 사업”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기 수년 전부터 아이패드를 고민해 왔다”며 “미국에 가니 애플스토어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너무 빨리 팔린다”고 소개했다. 안랩(안철수연구소)은 그 와중에도 아이패드를 5개 구입했다고 한다. 물론 연구 목적을 위한 구매일 것이다.

◆애플은 무슨 일을 벌였을까= 애플의 미국 주가는 최근 10년 사이에 10배가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같은 기간 24%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규모 면에서는 애플이 글로벌 톱 기업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미래 가치 평가’의 결과물인 시가 총액은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애플이 올들어 내놓은 아이패드는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27일 만에 100만대, 59일 만에 200만대를 팔아치웠다. 나오기 전 예약 대수만 30만대였다. 국내에서도 어디선가 들여온 아이패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폰도 국내서 7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일부 결함 발견으로 출시가 지연됐고 그 사이에 국내 스마트폰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지만 아이폰 4G이 일정 정도 이상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김홍선 대표는 “하드웨어는 애플에 비해 삼성전자가 더 좋다. 하지만 향후 비즈니스에서 더 중요한 건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플은 이(생태계)를 잘 이용했다. (통신망이 촘촘해지며) 과거 어느 통신사가 더 잘 터지냐는 논쟁 역시 무의미하다. 어떤 소프트웨어, 어떤 어플리케이션이 유통되는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킹 시대 승자의 조건= 김 대표는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변화하는 시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직관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콘텐츠 사용과 이를 통한 광고를 주요 시장으로 점찍었다.

그는 “친구 중 서울대병원 의사에게 ‘요즘은 정보가 많아서 좋겠다’라고 하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아니다. 필요없는 자료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내 트위터.미투데이도 사용한 지 얼마 안 돼 팔로어가 200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는 콘텐츠까지의 접근성을 강조하는 한 사례다. 아이패드가 100살 먹은 노인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미국 마트에 가서 아이폰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가 나온다. 재고까지 알려준다. 얼마 전 월드컵 축구를 안 봤는데도 소식이 들려온다. 트위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나와 있는 기술 역시 활용 여하에 따라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한 3D 영상 기술은 50년대 처음 나와 60년대 입체영화에 실제 쓰였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음악 인식 앱은 1980년대 초 개발된 패턴 인식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모 언론사에서 관련 강의를 하자 난리가 났다. 기사보다 트위터가 더 빨라졌기 때문. 전 세계 언론사 매출이 전년대비 27% 떨어졌다” 말했다. 이어 “(언론사 역시) 광고 모델이 콘텐츠에 들어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나는 아이폰 국내 출시 이전에도 줄곧 이 제품이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의 발전은 우리에 많은 변화를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광고 회사를 지속 인수해 광고 플랫폼을 계속 개발해 나가고 있다”며 “안랩 역시 사내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기존 보안 기업을 유지하면서도 사내 벤처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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