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리바운스' 시동] 신한은행 "만년 2위? 이젠 리딩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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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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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대형 시중은행들도 실적 악화에 신음하면서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위기가 기회로 작용했다. 그 동안 국민은행에 가려 만년 2인자 자리에 머물러 왔지만 금융위기를 계기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59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5200억원)과의 격차를 700억원 가량으로 벌리며 실적 기준 1위에 등극했다.

2분기 실적 예상은 더욱 밝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순익이 4000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000억원과 5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하면 선방한 편이다.

드디어 신한은행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겸손하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지난 16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변동성이 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경영실적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주변의 과분한 평가에 들떠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등 국내 금융시장 재편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하반기에는 '우량자산·우량고객 확대'를 경영 목표로 제시하고 국내 최고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량자산이란 아파트 집단대출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안정적인 여신을 의미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연체율이 낮고 부실 가능성도 크지 않은 전형적인 우량자산"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우량자산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높은 생산성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은 신한은행의 장점이다.

지난 1분기 신한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61%로 국민은행(0.89%), 우리은행(0.87%) 등 경쟁사보다 훨씬 낮았다. 부실채권비율도 1.00%에 불과해 국민은행(1.10%)과 우리은행(1.60%), 하나은행(1.15%)에 앞섰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4560만원으로 국민은행(2017만원)을 2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최근 취임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을 본받으라"고 질책한 이유다.

'메가뱅크'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은행 인수합병(M&A) 관련 이슈와 관련이 없는 신한은행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서병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M&A 이슈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한은행은 이와 관련이 없고 실적도 비교적 견고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행장은 이달 월례 조회사에서 "시야를 넓혀 세계의 트렌드와 함께 호흡하면서 '글로벌 신한'이라는 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신한은행의 꿈이 바야흐로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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