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방영덕 기자) 'Beyond the Wall(벽을 넘어서)'
부산은행의 올해 경영 슬로건이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방은행의 한계를 넘어 올해를 지역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다짐이 이 슬로건에 담겨 있다.
지주사 체제 성공을 위해선 경남은행 인수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 지주사 체제 전환 위해 경남銀 인수 추진
금융지주사 설립은 부산은행 최대의 화두다. 부산은행은 'VISION 2010 중장기 경영전략'에 따라 내년 중으로 금융지주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일정에 맞춰 올해 부산은행이 역점을 둘 최우선 과제는 바로 '대형화'다. 부산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에 BS투자증권, 올 4월에 BS캐피탈을 설립한 바 있다.
현재 부산은행의 규모로서는 지주사로 전환하더라도 대형 금융지주사들과 덩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경남은행은 부산은행에게 놓칠 수 없는 M&A 대상이다.
지역 내 금융수요는 충분하기 때문에 경남은행 인수로 몸집을 불려 자산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부산은행은 경남은행을 인수해 금융지주 아래 두 개의 은행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즉 경남은행의 간판을 바꿔달지 않고 현재 모습대로 계속 영업하면서 지주사 체제를 통해 두 은행간의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두 개의 지방은행이 공존하고 있는데 하나의 지주사로 뭉쳐 공동의 영업전략을 펼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우리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율 이상을 보유하고 경남은행 상공인들에게 지분 참여의 길을 터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업 구조조정 여파에도 탄탄한 자산건전성 과시
부산은행은 상반기 1923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실현했다. 2분기 순이익은 90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2%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4%나 늘었다.
이는 대형 시중은행들이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2분기 극심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은행의 이같은 실적은 상당한 선전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각종 경영 지표들도 양호한 모습이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3%와 17.2%을 기록했다. 금융권 최고의 이익 창출력을 보이고 있는 신한은행의 2분기 총자산이익률 1.1%, 자기자본이익률 14.1%보다도 높은 수치다.
실질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특히 자산 건전성 관리 측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산은행은 2분기 실적을 통해 강한 건전성 관리 능력과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보여줬다"며 "금융지주회사 전환 후 대형화를 위한 장기전략 실행이 임박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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