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몇십 조씩 갖고 있으면서 납품업체에 어음으로 결제한다고 비판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31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개최된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가진 강연에서 “경기가 좋아지면서 대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몇십 조씩 갖고 있으면서 납품회사들에 현금을 주지 않고 어음을 준다”며 “일주일짜리 줄 것을 한달 짜리를 준다”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은 “중소기업에 발주를 하려면 제대로 발주하라”며 “서면으로 계약해야 하는데 구두로 발주해 나중에 나몰라라 하면 어떻게 되는가? 일부 대기업들이 대기업 전체의 명예를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랐을 때 대기업들에서 중소기업들에게 반영을 제대로 해줬다고 답한 곳이 51%였다”며 “나머지 50%의 정도 기업들이 원자재 상승분을 단가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경제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선전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에는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대기업의 선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수많은 중소 하청업체들의 분투어린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해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고 사업파트너로서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큰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고, 나아가서 우리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정부도 그런 측면에서 걱정하는 것이지 대기업의 역할과 공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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