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가도 '빨간 불'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가 2일로 예정된 가운데  7ㆍ28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패배와 관련, 정세균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의 거취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들의 만류로 즉각적인 사퇴 결정을 내리진 못 했으나, 정 대표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그가 임명한 당직자들도 줄줄이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전대 준비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정 대표는 1일 공개일정을 일절 잡지 않은 채 당내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며 자신의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르면 이번주 초 공정한 전당대회 관리를 내세워 대표직 사퇴와 함께 당권 재도전을 선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퇴의 직접적인 명분을 전대 출마에서 찾겠다는 것으로, 계속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당내 비주류 측 사퇴 압박이 더 커질 것이란 점도 일정 부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비주류 측은 2일 열리는 전대 준비위 첫 회의에 불참키로 한 상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전대 준비위의 인적 구성안이 “주류 일변도의 편파적 인선”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특히 비주류 측의 박주선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최고위원직 선도 사퇴를 통해 정 대표를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지도부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퇴하는 건 오히려 더 무책임한 행위”라며 정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지만, 정 대표의 거취 결정이 늦어질 경우 오는 3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둘러싼 계파 간 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당초 이번 전대에서 ‘재신임’을 기대했던 정 대표가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표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차기 당권 경쟁은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상임고문 두 사람 간의 격돌이 예상된다.

[e-mail]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