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국내증시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펀드, 특히 아시아신흥국 펀드를 주목하라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고 있는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확산을 막기 위한 회유책의 성격이 크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지난 6월 5360억원 유출된 데 이어 지난 7월 8870억원이 더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펀드도 6월 2조3470억원이 환매된 데 이어 7월 2조6300억원의 자금이 펀드시장을 떠났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신흥국 증시의 상승세는 가팔랐다. 인도, 인도네시아 지수가 각각 5%, 10% 올랐다. 중국도 연초 고점 대비 20%가까이 낮은 상태지만,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7월 한달 동안만 10% 이상 올라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증권가는 아시아펀드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현대증권은 최근 펀더멘털과 가격적인 매력이 높아진 러시아, 브라질과 함께 인도, 동남아펀드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아시아의 실물경기 모멘텀과 실질금리의 상대적 상승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3~6개월 후 선진국 증시 대비 아시아 자산 수익률 선전이 기대된다고 점쳤다.
물론 아시아는 빠른 경기성장세와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탄탄하고,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아시아증시는 위험자산에 속해 자금유출 '부담'이 존재한다.
실제 지난 5월 동유럽 재정위기가 남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으로 퍼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게다가 한발 앞서 금리인상을 단행한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들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무리수'가 남아있는 상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실 현 시점에서 해외펀드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기엔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이머징국가는 선진국 경기 둔화에 영향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분산투자 차원이라면 3분기 이후 미국, 서유럽 등 경기회복 여부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글로벌 유동성이 견조한 상태고,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여전하지만 앞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증시들이 악재에 대한 내성력을 키워 또다른 변수에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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