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은 교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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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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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연습장에서 레슨을 하는데, 한 회원이 “선생님, 어제 필드에 나갔는데요, 계속 슬라이스(혹은 훅 구질)가 나는 거예요 보다 못한 제 친구가 저보고 백스윙이 너무 높다라면서 조금 낮추어보래요. 그랬더니 좀 나은 것 같던데요?”

그 회원은 연습장에서는 슬라이스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필드에서 슬라이스로 고생했다면 결국 지난 회에서 말씀드린 어드레스가 문제였던 거죠. 슬라이스가 난다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크로스(cross)스탠스로 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몸의 회전에 제약을 받으므로 손목의 릴리스로 인해 훅 구질이 만들어지면 다행인데, 스윙은 평상시처럼 하면서 스탠스만 바꿨으니 임팩트~팔로스로우 구간에서 몸통이 턴(turn)이 된 것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오픈이 돼 밀어치기처럼 된 상황입니다.

“제가 항상 강조했듯이 지금은 백스윙의 높이보다는 어드레스에 문제가 있습니다. 슬라이스가 난다고 해서 스탠스를 크로스로 바꿔 스윙하게 되면 그 스탠스에 맞는 연습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바디 턴을 올바르게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오픈 스탠스를 서고 팔로스로우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몸통 및 클럽 전체 턴을(in to in 스윙궤도 유도) 하면 슬라이스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럴 때에 백스윙의 높이를 낮추어 버리면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리면서 돌려 치는 스윙(in to out 궤도)으로 당장은 슬라이스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악성 훅이나 나중에 더 큰 것을 잃게 됩니다. 그때 가서 다시 백스윙의 높이를 올린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이렇게 조언을 하자 바로 나오는 그 회원의 말은 “그래도 우선 급한 대로 백스윙을 낮추어보겠어요”라며 고집이다.
이쯤 되면 프로들의 레슨은 ‘소귀에 경 읽기’가 되는 셈입니다.
골프 스윙의 원리를 몰라 스윙 전체를 놓치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하나 그것이 교만인거죠.
내가 잘못 된 것은 인정할 줄 알아야하고, 배움에 있어서는 본인의 아집은 버려야 합니다.
물론 그 친구의 조언이 100%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이론은 친구가 스스로 터득 했거나, 그 사람이 지도 받을 때 지적 받았던 내용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사람 것이지, 내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전달자에 의해 뜻이 왜곡될 수도 있는데, 그 말에 꽂혀서 내가 가야할 길과는 다른 길로 가버리는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나중에 누굴 원망하시려고…ㅠㅠ) 제대로 스윙을 교정 받고자 한다면 우선 배우려는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조바심을 내면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현혹되어 본인만의 스윙을 제대로 갖추기 힘들어집니다. 앞으로는 선생님 말씀 잘 들읍시다. 원리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갑시다.

권오연 멘탈골프 클리닉 & 아카데미(www.mentalgolf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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