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델리, 고대와 현대를 오가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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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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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황제 샤자한의 마지막 건축물로 알려진 자미 사스지드. 웅장한 톱과 4개의 첨탑이 하늘을 바치고 있는 인도 최대의 모스크로 유명하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신들의 나라 인도. 11억 5000만 명의 인구와 다양한 인종, 그리고 힌두어 등 18개의 언어가 뒤섞여 독특한 문화가 공존하는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인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4계급의 카스트제도로 우리에게는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IT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대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델리를 중심으로 남동쪽의 아그라와 남서쪽 성벽도시 자이푸르를 연결하는 여행코스를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인도의 참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골든트라이앵글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1, 불멸의 도시 델리
2, 타지마할의 염원 아그라
3, 핑크 도시 자이푸르

◇ 불멸의 도시 델리

인도의 수도이자 북인도 여행의 출발지인 델리는 3000년의 시간을 그대로 품고 있다. 

고대 왕조 흥망의 역사를 지켜 온 이곳은 20세기 초 영국의 인도 지배 본거지가 됐던 땅이기도 하다.
델리는 야무르 강을 끼고 올드 델리와 뉴델리로 나눠진다. 인구는 약 1000만여 명으로 인도에서는 3번째로 큰 도시다.

흔히 사람들은 델리를 `모자이크 문화의 도시`라 부른다.

거리는 차와 사람 그리고 소가 뒤섞인 채 도로는 실타래처럼 엉켜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수많은 인종과 종교, 문화가 서로를 존중하며 일상은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델리는 힌두문화와 이슬람문화가 양립하고 있으며 특히 이슬람 색채가 강하다.

특히 수천 년에 걸쳐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올드 델리는 건축 광이었던 무굴 황제 샤자한의 창조적 욕망에 의해 탄생된 성벽도시다. 이 옛 도시의 대표적인 건물은 붉은 화강암 성벽으로 이루어진 붉은 성(Red Fort)이다. 이 거대한 성벽 안에는 판타지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궁전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옛 무굴의 황제들은 비싼 보석으로 장식된 공작모양의 왕좌에 앉아 디와니카스(Diwan-i-khas) 같은 아름다운 접견실에서 백성들을 만났을 것이다. 붉은 성 맞은 편 언덕 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서있는 건축물은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로 흑색과 백색의 양파 모양 돔과 사방에 4개의 첨탑을 지닌 인도 최대의 모스크다. 자미 마스지드는 샤자한 황제의 마지막 작품으로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행자들도 예배시간 외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단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입장할 수 없다. 복장에 주의해야 한다. 
   
 
높이 72.5m의 꾸뜹 미나르는 8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앞 마당에 있는 순도 99%의 철기둥은 당시 기술로 어떻게 제작했는지 지금도 불가사의다.


사원을 둘러싸고 형성된 ‘은의 도시’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는 무굴 시대 때부터 이어져오는 서민들의 저자 거리다. 사원으로 통하는 넓은 길 중앙엔 운하가 흐르게 되어있는데, 지금은 인력거·짐마차·자동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사원 주변 일대는 좁은 골목길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갖가지 액세서리와 기념품 등을 취급하는 상점들로 꽉 차 있다.

이 중세의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솟아오른 거대한 신도시가 뉴델리다. 뉴델리는 1912년 건설되기 시작했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 미래를 생각하며 영국식으로 설계한 계획도시다. 뉴델리를 상징하는 라즈 파트(Raj Path)는 대통령 관저인 라쉬트라파티 바반(Rashtrapati Bhavan)부터 전쟁기념물인 인디아 게이트(India Gate)까지 곧게 뻗은 대표적인 거리다. 대통령관저 좌우에는 웅장한 담황색 건물의 인도정부 행정관청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방사선 방식으로 사방팔방으로 곧게 뻗은 도로 주변은 잘 가꾸어진 잔디밭들이 이어지고, 하얀색으로 칠해진 방갈로식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이 건물들은 정부 관리들이 사용하는 관사다. 국회의사당 길을 따라 방사선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원형의 상가인 코넛 플레이스(Connaught Place)를 만날 수 있다. 중심은 꽃나무와 분수로 꾸며진 공원이다.

뉴델리에는 옛 성터 푸라나 낄라(Purana Qila), 로디 왕가의 무덤이 있는 로디 가든즈(Lodi Gardens), 무굴 황제 후마윤의 무덤(Hamayun’s Tomb)을 둘러싼 넓은 정원 등 잘 가꾸어진 공원들이 곳곳에 조성돼 있다. 철마다 피는 꽃들로 다채로운 색체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대통령 궁 라쉬트라파티 바반에서 남쪽으로 15km 가량 떨어진 곳에는 델리에서 가장 오래된 회교사원이 있다. 석조 건물 양식으로 보아 애초에 있던 힌두양식의 건물 위에 다시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1193년에 쌓아 올린 높이 72.5m의 탑, 꾸뜹 미나르 (Qutb Minar)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다.

이 사원의 마당에는 녹슬지 않는 철 기둥이 있다. 4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순도 99%, 높이 7.2m의 이 철제 기둥이 당시의 주조 기술로 어떻게 제작되고 옮겨질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불가사의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를 기리는 `라즈가트`도 빼놓을 수 없다.

간디는 인도 독립된 후에도 가장 낮은 삶을 살다가 델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간디의 화장터였던 라즈가트는 지금은 추모공원으로 조성됐다. 매년 1000만 명의 참배객이 방문한다.
화장터 자리의 검은 대리석 조형물에는 간디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오 신이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주변에는 간디에 대한 각종 자료가 전시된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뉴델리에는 증기기차, 인형을 비롯하여 갖가지 예술품이나 공예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이나 전시장들이 즐비하다.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이나 현대식 쇼핑센터에는 인도 전역에서 몰려든 미술품과 공예품들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사람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신비의 나라’ 인도를 체험하는 시발점, 그곳이 바로 델리다. 

happyyh6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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