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담을 내용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경축사에 '친서민정책'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 참모들과 연일 장시간의 '마라톤 독회'를 하는 등 심혈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 8․15 경축사의 최종 문안 결정을 위해 수석들과 독회를 하고 있다"면서 "경축사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저녁에도 관련 수석비서관들과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경축사 내용을 점검했고, 이번주 후반기에도 공식 일정을 최소화한 채 경축사를 가다듬을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축사 독회'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여름휴가 때 소설가 이문열씨를 초청해 20시간 가량 자리를 함께 하며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방안을 제시할 8․15 경축사의 내용을 논의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이번 경축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임기 반환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집권 후반기의 비전을 선보여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뉴 스타트(New Start·새로운 출발)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축사는 크게 △친서민 민생정책 △대북 제안 △G20 정상회의 △4대강 사업 등 집권 후반기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표명 내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서민 정책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온 미소금융과 보금자리주택 등 각종 친서민 중도실용 민생정책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제안에도 새로운 메시지가 담길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획기적인 대북 제안을 하기는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에 천안함 사태 사과와 핵 포기 의지 천명을 거듭 촉구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특히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지난 10일 '식민지 지배 사과 담화'에 대한 입장도 고심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간 총리의 담화에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화답하는 형식을 취한다는 데 양국 정부가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일본의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계기로 미래지향적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입장 표명도 경축사에 포함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젊은층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을 기념한 '친서민 경축사'를 발표한 이후 적극적인 친서민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청와대는 이달 말께 이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정부의 친서민정책을 설명하고, 친서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구하는 '친서민 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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