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미국 정부가 알-카에다 등 테러 집단에 대해 대대적인 '은밀한 전쟁'을 벌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5월 예멘에서 정부군 오폭으로 현지 부주지사가 숨진 사고는 사실 예멘 정부가 아닌 미군의 이같은 비밀 작전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은 5월 24일 예멘 마리브주(州)에서 알-카에다 요원으로 의심되는 집단을 폭격했으나, 이 과정에서 존경받는 지방 지도자로 당시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 투항을 권유하던 자베르 알리 알-샤브와니 마리브주 부주지사가 숨졌다.
그러나 미군 대신 예멘 정부가 나서 숨진 샤브와니 부주지사가 속한 알-샤브완 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사고를 책임지고 덮었다는 것.
이 사건을 포함해 미군은 예멘에서 작년 12월 이후 알-카에다에 대한 비밀 공격을 최소 4차례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격은 알-카에다 집단에 대한 대규모의 은밀한 전쟁의 일환으로, 미국은 최근 북아프리카, 아시아, 구 소련권의 약 12개 국가에서 이들을 표적으로 한 군사ㆍ첩보 활동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는 무인항공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무장 단체들을 추적하고, 현지 스파이를 고용해 동태를 파악하며, 지역 요원들을 훈련시켜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포함한다.
이러한 은밀한 전쟁은 부시 행정부 시절 시작돼 오바마 행정부 이후 크게 확대되고 있으나 그간 언론이나 의회 등에 거의 공개되지 않아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 정규전에 따르는 부담이 막대한 군사비 지출 등으로 커지자 '망치', 즉 정규전보다는 이 같은 '메스'에 점차 의존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CIA도 첩보기관이면서 동시에 이 같은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준군사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군도 과거 민간 첩보기관의 전유물이었던 스파이 임무를 특수부대를 통해 수행하는 등 CIA처럼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은밀한 전쟁은 오폭 등 서투른 작전으로 반미 여론을 불러일으킬 가능성, 과거 '이란-콘트라 사건' 등에서 드러난 미 정부 비밀요원들의 권한남용을 막는 의회의 감시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등 여러 위험성도 안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5월 예멘 오폭 사건의 경우 부주지사 사망에 분노한 알-샤브완 부족이 송유관 시설을 폭파하는 보복 공격을 가했고, 알-카에다에게는 반미 선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을 뿐더러,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자신도 개인적으로는 분노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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