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하락세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번 조정이 단기 숨고르기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추세적 변화를 가져올 장기 침체의 시작인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7% 내린 1743.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20선마저 무너지며 하락폭을 키웠지만 오후 들어 기관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이날도 349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155억원, 1099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저가매수 세력에 힘입어 반등한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67% 내린 9191.29를 기록,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다만, 상하이 종합지수는 농업은행 기업공개(IPO)로 대규모 유상증자(공상은행 등) 발표가 8월 중 마무리 된다는 기대와 더불어 부동산 긴축강도 완화 기대감 부상으로 1.75% 강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소비지표 부진 등 경기회복세 둔화에 따라 더블딥 우려가 확산되면서 나흘째 하락 마감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타 지역의 경제지표가 한산한 만큼 이번주 미국 지표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17일 밤에 발표될 7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상승 반전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생산자 물가지수는 소비자 물가지수에 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국제 유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7월 생산자 물가지수 예상치는 0.2%로 전월(-0.5%)보다 소폭 웃돌고 있다. 하지만 더블딥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것이 중론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실적 개선 발표라는 호재가 사라진 시장에 세계적인 경기의 더블딥 논란이라는 부정적 재료만 남은 상태"라며 "현재 미국 지표가 글로벌 증시를 좌우할 유일한 변수지만 현재 결과가 예상치에 접근한다고 해도 시장에 팽배한 더블딥 우려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자산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다. 양적완화를 재개할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일 거래량이 3억주를 밑돌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둔화가 제기되면서 새로운 변수가 나올 때마다 부정적 면을 우선적으로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은 탄탄한 펀더멘탈에도 글로벌 조정압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지수에 대해서는 당분간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시기적인 측면에서 경기, 실적, 수급, 재료 등 모멘텀 공백기로 접어들면서 추가 가격 조정, 기간 조정이 혼재된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이르면 3분기 중ㆍ후반경 한국 경기선행지수 턴어라운드를 계기로 설비투자와 고용회복을 통한 2차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유럽 사태 등 극단적 상황에서도 지수조정폭은 최대 10% 미만으로 사실상 가격조정은 없었다"며 "미국과 중국은 경제와 투자심리를 둘러싼 지표들이 악화될수록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곧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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