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인데 '수영 금지'…日 해수욕장 10년 새 13% 사라졌다

  • 100년 넘은 단노와도 개장 포기… 이용객 3분의 1 토막에 적자만 쌓여


  • 폭염에 발길 끊기고 모래사장까지 유실… 바다 찾을 이유 다양해져야

일본 이시가키섬 해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이시가키섬 해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오사카 미사키초의 단노와 해수욕장에는 올여름 '수영 금지' 안내판이 세워졌다. 1904년 문을 연 유서 깊은 곳이지만 올해는 아예 개장하지 않기로 했다. 2016년 10만 1000명이던 이용객이 지난해 3만 3000명으로 3분의 1 토막 났고, 해마다 수백만 엔의 적자를 내다 결국 올여름 개장을 포기했다.

손님은 3분의 1로 줄었지만 운영 부담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안전 감시와 주차장 관리를 맡을 직원 20명이 필요했지만 인력난으로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고물가로 탈의시설 설치·철거비와 인건비도 올랐다.

일본에서 여름을 상징하던 해수욕장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바다의 날'인 20일 일본관광진흥협회 조사를 인용해 전국 해수욕장 수가 2016년 1111곳에서 지난해 966곳으로 지난 10년간 13% 줄었다고 보도했다.

단노와만의 일이 아니다. 오사카의 하코쓰쿠리 해수욕장도 올해 문을 열지 않는다. 1990년 20만 3000명에 달했던 이용객이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운영 인력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오사카의 해수욕장 4곳 가운데 절반이 올여름 개장을 포기한 셈이다.

그렇다면 해수욕장 운영난으로 직결된 이용객 감소는 왜 나타났을까. 요미우리는 레저 활동이 다양해진 데다 폭염 등 자연환경 변화까지 겹친 결과로 분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평균기온은 최근 30년 평균보다 2.36도 높아 189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더위에 외출 자체를 삼가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해수욕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위를 피해 찾던 바다가 이제는 너무 더워 오히려 피하는 곳이 됐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해변 자체가 망가져 문을 열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바라키현 호코타 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파도에 쓸려나가 수영객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올여름 개장을 포기했다. 지난해 대량의 모래를 들여와 해변을 복구했지만 그 모래는 불과 1년 만에 다시 바다로 쓸려나갔다. 현 당국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거세진 파도를 침식 원인 중 하나로 보고 근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미야기현 와타노하 해수욕장은 해변을 뒤덮은 굴 껍데기 때문에 3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주민 수백 명이 나서 굴 껍데기를 치웠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해변을 뒤덮었다. 치워도 다시 밀려드는 굴 껍데기 때문에 지자체도 아직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해수욕장이 잇따라 위기를 맞는 가운데, 이용객을 되돌리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돗토리현 가이케온천 가이유 해수욕장은 지난해 이용객이 9만 3000명으로 최근 들어 가장 많았다. 야간 보물찾기와 불꽃놀이 등 밤에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 결과다. 현지 관광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님이 왔지만, 지금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야간과 연중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사뿐 아니라 해수욕장 이용 문화를 바꾸려는 곳도 있다. 고베시 스마 해수욕장은 2011년부터 문신 노출과 지정 장소 외 흡연을 금지했다. 2024년부터는 금지구역에 수상오토바이나 레저보트가 들어오면 조례에 따라 벌금을 물린다. 손님을 더 부르는 대신 있는 손님이 편히 머물게 하겠다는 쪽이다.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해수욕장을 되살린 곳도 있다. 후쿠시마현 우케도 해수욕장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돌과 목재가 모래사장을 뒤덮어 해변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주민들이 잔해를 치우고 해변을 정비한 끝에 다음 달 16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지진으로 잃었던 해변을 주민들의 손으로 되찾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수욕장을 단순히 여름철 수영을 즐기는 장소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나카하라 나오토모 도쿄해양대 교수는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 이유는 해수욕 외에도 경치를 감상하거나 생선을 먹는 등 다양하다"며 "각 지역이 입지와 자연자원을 살려 그 지역만의 바다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여름에만 얽매이지 않고 사계절 사람들이 찾도록 한다면 해변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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