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천안함과 4대강, 그리고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올 상반기,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이 이슈들이다.
여당은 천안함 사건을 안보문제로 직결시켜 쟁점화 했고, 야당은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했다.
4대강 사업 역시 여당은 사업의 필요성을, 야당은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듯 공방을 벌였다.
민간인 불법사찰도 마찬가지, 여당은 몇몇 인사의 실수로 사건을 축소했고, 야당은 여권의 권력투쟁으로 문제를 확대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 문제는 다음이다.
천안함의 진실 공방은 지금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매일 아침 신문에서도 찾기 힘들다. 4대강 사업도 선거가 끝나고 중심 논란에서 멀어졌다.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은 몇몇 의원들 입에 가끔 올라 그런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할 뿐이다.
쟁점이 될 때는 해결되지 않으면 죽음도 불사할 것처럼 상대방을 공격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다 새로운 논쟁거리가 떠오르면 옛 쟁점은 ‘나몰라라’다.
그 새로운 논쟁거리가 지금은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한 경쟁에 옛 쟁점들은 까맣게 잊은 듯 보인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9월 정기국회에는 천안함과 4대강, 불법사찰 등의 쟁점 외에도 SSM 법안이나 LH공사 부실문제 등 국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현안이 쌓여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사안들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국회의원들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여당의 한 고위급 의원은 “정치는 선거를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때 그 때 떠오르는 쟁점을 갈아타며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것만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은 아니다.
인사청문회의 결과나 여야 주도권 다툼의 결과보다 9월 정기국회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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