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세계 최대 TV 제조업체들이 중국 TV 마케팅 전략 수정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TV 두께가 얼마나 얇은지 3D 입체감이 얼마나 실감나는지 보다는 얼마나 가격이 저렴한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세계 최대 TV 제조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중국 토종 TV 제조업체인 스카이워스(創維·Skyworth)에 밀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서민층을 겨냥한 TV 제품을 기존보다 30~50%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12월 소니는 중국 지방도시 및 농촌지역 주민들을 겨냥해 기존의 32인치 TV 일부 모델 가격을 30% 가량 인하해 단돈 3000위안(50만원 가량)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세계 최대 아웃소싱 업체인 팍스콘에 더 많은 제품 생산을 위탁하기로 했다고 소니 측 관계자는 밝혔다.
파나소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파나소닉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히토시 오수키 이사는 “올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모델의 가격을 50%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시장과 차원이 다르다”면서 “특히 중국 내 토종 업체들의 가격 졍쟁력은 막강하다”고 말했다.
중국 컨설팅 업체인 AVC 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 TV 시장의 15%는 중국 토종업체인 스카이워스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하이센스, TCL 등이 장악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TV 제조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2.4%에 불과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중국 토종업체의 선전이 막강한 가격경쟁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기준 중국은 1인당 GDP가 아직 3600달러 수준으로 일본(3만7800달러)의 10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 서민층은 3D TV나 초슬림 TV 등 화려한 기능을 갖춘 TV 보다는 저렴한 TV를 구매한다는 것.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웨이광 씨는 “얼마 전 스카이워스의 2799위안 짜리 32인치 TV를 구매했다”며 “뉴스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TV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내 가격 인하전에 대해 삼성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가격 인하는 결국 수익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키 사쿠라이 일본 푸코쿠 캐피털 CEO도 "가격 인하전은 외국 TV 제조업체들의 이윤을 깎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면에서 중국 토종업체와 경쟁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 LCD 시장은 2011년 북미지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 내 평면 TV 수요도 지난해 3100만대에서 오는 2014년이면 연 59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14%에 달하는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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