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 2분기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예상외로 컸던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94%로 전분기 말(1.48%)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4년 9월 말 2.37%을 기록한 후 6년 만에 최고치다.
부실채권 규모는 2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8조9000억원)보다 6조6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6월 25일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등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데다 부동산 PF 등 취약부문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에 따른 기업구조조정 대상 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신규 인식분(4조8000억원)을 제외하면 부실채권비율은 1.58%로 낮아진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65%로 전분기 말보다 0.69%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중소기업여신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의 영향으로 2.19%에서 3.04%로 0.8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0%로 전분기 말(0.51%)보다 소폭 하락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0.37%로 전분기 말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중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1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6조2000억원)보다 2배 가량 급증했다.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11조8000억원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신규 부실은 각각 8000억원, 3000억원 늘었다.
또 2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실적은 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대손상각이 2조1000억원, 매각이 1조6000억원, 여신정상화가 1조2000억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가 1조1000억원 수준이었다.
최성일 금감원 건전경영팀 팀장은 "올 들어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부실채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5.6%), 일본(2.5%) 등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최근 국제 금융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중 중소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은행권에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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