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 지상강의] 서비스에 대한 로직(Logic)을 변화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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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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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인 김현수 교수
국민대학교 김현수 교수가 전경련 국제경영원의 제1기 미래창조혁신 최고위과정'에서 강의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서비스에 대한 로직(Lgoc)의 변화를 강조했다.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서비스에 대한 여러분의 로직(Logic)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국민대학교 김현수 교수는 '한국의 미래, 서비스 산업에 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로직의 변화가 가지는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흔히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들은 많이 하지만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며 서비스에 대한 인식 전환과 과감한 실천이 가져온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성공사례를 들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만성적인 적자 해소를 위해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 내에 개인 공간은 늘리면서도 좌석 수는 줄이지 않는 방법을 고안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결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던 개인공간과 비행 좌석 수의 동시 증가라는 혁신은 제조와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서비스의 상승이 이윤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인체공학, 비행역학과 같은 제조업을 도입한 거죠. 그 결과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개인 공간은 25%, 좌석 수는 8% 증가했습니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를 기업과 개인간의 무한 경쟁시대로 정의하며 그 핵심을 서비스 경쟁의 심화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서비스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함을 역설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국 경제의 중심 축으로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왔으며 미국의 경우, 1930년 대 부터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해 현재도 7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 역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의 고부가가치활동은 서비스산업에 포함될 뿐 아니라 그 범위는 R&D, 마케팅, 애프터 서비스(A/S), 파이낸셜 서비스 등 범위도 다양하다.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제조서비스의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며 관련 분야의 고용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서비스업, 그 중 고용창출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서비스의 비중 역시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수출이 많은 제조업과 비교해 서비스업의 수출 비중은 선진국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실제로 OECD 국가의 서비스업 수출 평균이 22%인 반면 국내의 경우 14%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서비스 산업 부문의 수출 확충이 강조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 서비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리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즉 제조와 서비스를 명확하게 선을 그어 구분하려는 것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이란 개념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ProductServitization), 서비스의 상품화(Service Productization), 그리고 기존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의 결합을 포괄한다.

제조에 서비스를 도입하고 서비스는 제조를 통해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이 서비타이제이션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영역의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OECD 국가 중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의 경우 도소매 서비스의 비중은 18%에 불과한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부분의 비중은 갈수록 증가해 국가경쟁력 제고의 기반이 되었다.

이렇듯 서비스업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높고 낮느냐는 국가의 인식, 종사자의 사고의 차이가 가져오는 작지만 큰 차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하며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담보로 하는 비전과 철학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로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것이 지식서비스인 만큼 지식산업의 레버리지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지식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법령 정비와 지원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의 비중이 아직 높고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는 생산자서비스와 유통서비스 등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도 처음 제조를 포기하고 서비스산업으로 사회구조를 재편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의 비율은 54.7%로 OECD 내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지만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대졸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산업 중 노동 생산성이 높은 분야를 지향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한 분야에 치우치기 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분야를 다양하게 창출해 내는 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과는 달리 생산성 제고를 위해 사람수를 줄이지 않아도 되고 지식이라는 분야를 동시에 포함하기 때문에 매출과 GDP, 사람수의 동시 성장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론을 반영하듯 가장 대표적인 제조업 분야인 자동차 산업의 GM의 이익 74%가 서비스분야에서 창출되었고 제조와 서비스가 결합된 삼성전자의 벤딩 머신(Vending Machine)이 미국 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산업이나 시장이 세계화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융합시켜 수출한 독일 식 모델 추구가 바람직하다고 밝히며 서비스의 제품화·지식화라는 이슈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mj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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