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현대건설 인수 싸고 내홍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현대증권이 현대건설 인수를 싸고 노동조합과 내홍을 빚고 있다.

현대증권 주요주주이기도 한 노동조합이 이번 인수 참여를 '현대증권 전체주주를 상대로 한 배임행위'로 판단하고 반대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24일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현대증권 이사회는 현대건설 인수참여 결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9일 현대증권 이사회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보유 중인 보통주 일부를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각 절차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민경윤 노동조합 위원장은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얻기 위해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부터 부적절한 결정"이라며 "더구나 현대증권 등 계열사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전체주주를 상대로 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현대증권 지분을 91만4140주(0.57%)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정은 회장 개인명의 보유지분 14만3342주(0.08%)보다 앞서는 수치다.

민 위원장은 "현재 현대그룹은 3조5000억~4조원대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현대건설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8.3%가 현대차그룹에 넘어가게 되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태롭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실제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 지분 약 4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약 32%를 갖고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보유 중인 현대상선 지분 8.3%이 현대기아차그룹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증권 측은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에 나선 것은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것일 뿐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은 아니다"며 "노조의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계열사도 각각 지난 11, 12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결의한 바 있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 측은 "앞으로 이사회 의사록을 확인해 이사들의 책임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며 이를 거부할 경우 '이사회 의사록 열람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향후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기로 한 그룹 내 계열사 노동조합과의 연대도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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