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증시 폭락으로 뜨거운 맛을 봤던 헤지펀드들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위험종목의 투자 비중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주요 헤지펀드들이 지난 2분기 주식투자 비중을 낮추는 과정에서 유틸리티나 고배당 종목에 집중하는 방어적 투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톰슨로이터가 30대 글로벌 헤지펀드의 2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헤지펀드들은 비자나 구글, 오토네이션, 애플 등의 보유 비중을 줄이는 대신 엑손모빌과 비아콤, 화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주목했다.
스티브 골드만 위든앤드코 선임 투자전략가는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자 헤지펀드들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리스크가 큰 종목을 제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헤지펀드 가운데 하나인 오울크릭어셋매니지먼트를 통해 5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제프리 알트만은 지난 1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위험부담이 큰 종목에 대한 익스포저를 연초에 비해 크게 덜어냈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헤지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바람에 힘 입어 가장 큰 혜택을 누린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페리 피아자 콘탱고캐피털 투자전략가는 "엑손모빌은 배당률이 3%에 달해 2011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보다 9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엑손모빌은 이전 경기침체기 때처럼 배당을 계속 늘릴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반복돼도 (엑손모빌과 같은) 고배당 종목들의 수익률은 시장 평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들은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인기를 반영, 안테나ㆍ통신 중계기 사이트 임대업체인 아메리칸타워코프와 코라운캐슬인터내셔널과 같은 유틸리티 종목도 선호했다.
반면 에너지나 금융업종의 투자비중은 가장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로이터는 다만 헤지펀드들이 같은 업종 내에서도 위험 종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종목으로 투자비중을 옮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여건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중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싸고 시장 범위가 넓은 씨티그룹의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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