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조현오 경찰청장 임명 ‘강행’을 두고 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야당들은 조 청장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언급과 관련, “차명계좌 존부(存否)에 자신이 있으니 (조 청장을) 임명한 게 아니겠냐”는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거듭 비난하고 나섰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1일 “(조 청장은) 자질, 품격 등 모든 면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며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 자진사퇴했다고 해서 (이 대통령이) 나머지 사람은 ‘물 타기’식으로 인사하려는 건 잘못된 거다. 계속 사임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조 청장은) 이미 국민이 치안총수로 부적합하다고 판정을 내렸지만, 지금 경찰청장을 교체하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차질이 있을까봐 당에서도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홍 최고위원을 겨냥, “자꾸 한나라당에서 ‘뱁새’ 성격의 발언을 한다면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로 특별검사제 도입 법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할 거다. (특검법을 내면) 언제든 응할 거다”고 밝혔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자꾸 괴롭히면 뭔가 폭로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집권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면서 “시정잡배들도 그렇게 하면 욕을 듣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실제 특검 도입에 나설 경우 조 청장의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뿐만 아니라,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박연차 게이트’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도 “(조 청장이) 임명장을 받는 걸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대통령 말대로 우리나라가 ‘공정 사회’로 가려면 조 청장은 당연히 파면시켰어야 했다”면서 “계속 (조 청장에 대한) 퇴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와 관련한 특검 도입 문제에 대해선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벌써 종결된 일인데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 하듯 하는 건 반인륜적이다”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끌고나오는 한나라당의 입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당 천호선 최고위원도 “검찰의 수사기록엔 차명계좌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 들었다”면서 “홍 최고위원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정말 나쁜 정치인이다”고 비난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의혹을 계속 끌고 간다고 해서 여권에 득이 될 게 뭐가 있냐. 차명계좌가 있었다면 검찰이 언론에 안 흘리고 가만히 뒀겠냐”고 반문하면서 “경찰이 검찰 수사기록을 들여다보면 끝날 사안이다. 특검을 하겠다고 시간을 끌 이유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한나라당 홍 최고위원에 대해 “국회의원을 오래하고 당에서도 대표 다음 가는 위치인데 정치적으로 보면 아직 철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젠 품격과 금도를 지킬 때가 됐다. 법률가, 정치가 이전에 보통 사람 상식의 눈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s4174@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