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권구훈 골드만삭스 상무는 1일 "남북한 경제가 통합될 경우 향후 10년간 1조달러 이상의 편익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권 상무는 이날 통일연구원이 ‘분단관리에서 통일대비로’를 주제로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통일 비용은 매년 700억달러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 편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경제통합에서의 문제점은 통합 순 편익이 적다는 게 아니라, 통합 초기지출이 상당한 반면 편익은 장기적으로 향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금 위주로 소득격차 해소를 꾀한 독일식 통일은 한국에서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한반도 통일비용은 필요금액을 계산하는 방식보다는 부담 가능 액수를 먼저 결정하고 적절한 정책의 뒷받침으로 통합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 비용에 관한 논의는 투자성 비용과 복지 보조금을 구별하고 소요재원도 명확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세금으로 조달하는 것은 복지보조로 한정하고 투자는 차입으로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권 상무는 국민들이 통일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세 논의는 시의적절하지만, 당장 입안하고 징수하는 것보다는 부담가능 액수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시 빠르게 증세할 수 있도록 세금부담 능력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조세부담률 상한선을 설정해 통일세 부과 여력을 보존하는 방안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차입을 통한 통일재원 확보를 위해 우방국이나 민간 또는 공공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제도(credit line)나 신용 공여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통일세 논의과 관련, 이날 학술회의의 또다른 발표자인 신창민 중앙대 명예교수는 "통일관련 소요자금 조달은 세금과 국채를 막론하고 지출 당시에 집행해야 한다"며 "(통일비용을) 사전에 조달하거나 비축하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 통일 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25%의 통일세와 0.75%의 통일국채를 마련하고, 통일 후 10년 동안은 GDP 대비 1%의 통일세와 3%의 통일국채를 발행하는 방법을 바람직한 정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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