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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시사 돋보기] 운항정보 샌 대통령 전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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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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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정치팀장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지난 1997년 9월 국내에서도 개봉돼 잘 알려진 영화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통칭하는 단어다.

에어 포스 원은 미국의 항공 교통 관제 호출 부호(call sign)인데, 미국의 대통령이 탑승하고 있는 미국 공군기라면 기종에 관계없이 부여된다.

90년부터 2대의 보잉 747-200B기종 비행기로 구성된 대통령 전용기 전단은 기체의 내외 기능을 크게 개선하여 미국 공군 식별 부호 VC-25A를 부여받았다. 이 기체는 대통령이 탑승해 있을 때만 '에어 포스 원'이라는 호출 부호를 부여받는다.

에어 포스 원에는 '날아다니는 집무실' '하늘위의 백악관' 등의 별명을 가질 정도로 내부에 굉장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방탄재질로 만들어진 이 비행기 2층에는 최첨단통신 장비를 갖추고 있는데 다양한 주파수로 세계 각국과 통신이 가능하다.

반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에겐 변변한 '에어 포스 원'인 대통령 전용기가 없었다. 이전의 공군1호기가 있었지만 탑승인원이 40명에 불과한 소형항공기여서 중국, 일본 등 근거리만 다녀올 수 있었다.

이 공군1호기는 지난 2001년 2월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길에 이용돼 국내외 언론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대통령의 장거리 해외순방 때마다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민간항공기를 번갈아 임대해 이용해 왔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5년간 장기임차 방식으로 보잉 747-400 기종을 빌려 대통령 전용기로 뜯어 고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대한민국 대통령 새 전용기(KAF 001)'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새로운 전용기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외관이다. '대한민국 KOREA'라는 마크를 달았고, 태극문양을 형상화한 적색과 청색 가로선을 넣었다.

전용기에는 비상상황시 대통령과 정부 각 부처 및 비상라인을 연결하는 군통신망, 경호통신망, 위성통신망을 갖췄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의 현 위치와 출발지, 목적지 등 일부 운항 정보가 해외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대통령 경호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 6월 26, 27일 이 대통령의 캐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29일 파나마, 31일 멕시코 방문 당시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시간 운항 정보가 공개됐다고 하지만 전체 교신 가운데 경호상 위해요소가 없는 극히 일부분의 운항정보"라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적절한 보완조치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호처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해외 순방중 대통령의 동선이 거의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테러와 예상치 못한 공격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상 대통령의 동선은 국내는 물론 해외 출장때도 경호상의 이유로 철저히 보안에 부쳐지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면 굳이 동선보안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는 2014년에는 임대기가 아닌 진짜 전용기가 도입된다. 차기 대통령이 이용하게 된다. 지난해 대통령 전용기 구입을 위한 예산 142억원이 국방예산에 포함됐다. 국민의 혈세로 도입되는 진짜 전용기에서는 운항 정보가 공개되는 등 불미스럽 말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래본다.

kyw@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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