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불법사찰 논란, ‘남·정·정’ vs ‘이상득’계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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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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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박재홍 기자)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및 정치인 불법사찰 논란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찰 논란의 피해자로 꼽히는 남경필,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부의장이 불법사찰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사찰 문제는) 당사자들이 주변관리를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청와대 관계자발 언론보도가 나오자, 이들 두 의원과 함께 사찰 피해자로 거론되는 정두언 최고위원이 재차 포문을 열고 나선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해당 보도내용을 언급, “청와대에 (박정희 정권 시절 경호실장을 지낸) 차지철이 살아온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사찰을 정당화해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국회와 여당을 부정하고 협박한 것”이라며 발언 당사자의 문책을 촉구했다.

남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이 문제는 권력다툼이나 주류 내 분열이 아니라 언젠간 불거질 문제”라면서 “자유와 인권을 지켜야 할 정당으로서 국민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차기 대선에서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난 싸우기 싫다. 고발하려면 고발하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 전 부의장의 보좌관 출신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정확한 근거도 없이 공개석상에서 새까만 후배가 선배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것은 패륜적”이라고 비난하는 등 ‘남·정·정(남경필·정두언·정태근)’ 세 의원과 이 전 부의장 측의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올 초 정치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친박(친 박근혜)계의 홍사덕 의원은 “정치권력은 종이 한 장도 뚫지 못하는데, 주류 내부의 일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자제’를 당부했으나, 친이(친 이명박)계인 김용태 의원은 “사찰 문제는 어영부영 넘어가선 안 된다”며 사실상 정 최고위원 등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18대 총선 과정에서 정 최고위원 등과 함께 이 전 부의장의 ‘2선 후퇴’를 주장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번 논란에 대한 질문에 “특임장관 소관이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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