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강성종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소집했다.
이에 민주당은 내심 한나라당의 결정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당당하게 행동하겠다”며 사실상 동의안 처리를 저지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내일(2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강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라며 “민주당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172명의 이름으로 본회의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국회법은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땐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과반 의석이 넘는 한나라당 단독으로도 본회의 소집에 가능하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다른 야당에도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면서 “미래희망연대와 창조한국당이 찬성의 뜻을 전해왔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당연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강 의원에 대한 불구속수사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인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긴급 회견을 자청, “내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강 의원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중지를 모을 생각”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원칙과 명분이 있는 결정을 하겠다. 당당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강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수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법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당내 의견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는 “나도 고민이 많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야당은 원칙과 명분을 지켜야 한다”면서 “다행히 강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결정해달라’고 했다”며 동의안 처리를 당론으로 반대하거나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 소집이 한나라당의 일방적 결정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회의장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한 건) 여야 협력관계를 위해서도 대단히 부적절하다. 뒤통수를 쳐도 유분수가 있지,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에 대한) 화풀이치곤 좀 치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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