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저축은행업계 자산 규모 1·2위의 솔로몬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로 지난 몇 년동안 승승장구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3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은 2009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총 10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적자규모 178억원보다도 6배 이상 큰 금액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올 초까지도 이번 흑자전환을 자신해왔다. 올 1분기에 30억원의 흑자를 내며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회계연도 3분기까지의 누적 적자액은 57억원에 불과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부산저축은행의 실적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 2005회계연도부터 2008회계연도까지 595억원, 687억원, 768억원, 279억원의 흑자를 내왔지만 이번 회계연도에는 저축은행업계 최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의 적자 규모가 2000억원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저축은행 등 4개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부산2저축은행만 남기고 3개 저축은행을 모두 매각할 것이란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중앙부산저축은행은 6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3%대까지 떨어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1·2위의 두 대형 저축은행들이 이같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 회사의 PF 대출 규모가 타 대형 저축은행보다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솔로몬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의 PF 여신 잔액은 각각 9753억원과 1조3715억원이다. 두 회사의 PF 규모를 합하면 10개 대형 저축은행의 총 PF 여신 잔액 5조8404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솔로몬저축은행은 1000억원 적자의 대부분인 720억원이 대출 채권 매각손실로 발생했다. 캠코에 부실 PF 채권을 헐값으로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대손충당금도 1924억원을 적립했다. 부산저축은행도 이번 대손충당금을 3000억원 가량 적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두 회사가 부동산 호황기 때 부동산 PF에 뛰어들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업계에서 1000억원대, 2000억원대의 적자는 매우 충격적인 숫자"라며 "PF가 잘 된다고 여기에 몰두해서 벌어진 일로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록 적자는 크게 났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대, BIS 비율은 9%대로 건전성은 여전히 잘 유지되고 있다"며 "이번에 부실을 털고 가자는 의미에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향후에는 수익 기반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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