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무슬림들의 금식월인 라마단과 국제 식품가격 급등세가 맞물리면서 아랍지역의 식품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오는 11일 끝나는 라마단은 이슬람권의 최대 소비시즌으로 식료품 판매가 급증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라마단 시작 전부터 이상기후와 수급불균형에 따라 국제 식품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슬람권이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식품가격을 잡으려 하고 있지만 이집트에서는 식료품 물가 상승률(연율 기준)이 18.5%에 달하고 있다.
이슬람권 최대 곡물수입국 가운데 한 곳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특히 러시아의 작황부진에 따른 밀 수출 금지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다.
수도 리야드에서 밀 가격은 최근 50% 이상 올랐고 보리 가격은 두 배로 뛰었다. 사우디 정부는 급기야 지난달 말 보리 수입업자들의 마진율을 5%로 제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특히 세계 최대 보리 수입국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수입한 보리를 양이나 염소, 낙타의 사료로 쓰고 있다. 보리 수입이 제한되면 육류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여름 중동에서는 이미 쇠고기와 양고기 등 적색육 가격이 30% 이상 올랐는데 시장에서는 희생양을 바치는 이슬람 최대 명절 에이드알아다가 있는 11월까지 고기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권은 세계 최대 양고기시장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산 양고기는 최근 수십년래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피터 던든 미트앤드드라이브스톡오스트레일리아 대표는 "호주산 양고기는 최근 중동 역사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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