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금융지주사 시대에 복합점포 운영은 필수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함으로 최근 KB금융지주가 복합점포 개설을 발표함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 모두 복합점포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곧 서울 강남 지역에 복합점포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과거 은행 내 증권 업무를 보던 영업소 형태에서 벗어나 증권 영업소를 지점으로 승격한 BWB(Branch with Branch)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존 국민은행 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규모 은행지점과 증권 지점이 한 건물 내 위치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서는 5~6년 전부터 BWB형태의 복합점포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2005년도 이후 현재까지 총 23개의 BWB점포를 꾸려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7개)와 신한금융지주(5개)도 각각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와 결합해 운영 중이다.
특별히 은행과 증권을 결합하는 이유는 그만큼 고객들의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졌지만 높은 수익을 원할 때 찾는 상품이 증권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고객들을 위해 복합점포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환을 계획 중인 금융회사도 복합점포란 외형 갖추기에 힘을 쏟는다. 농협이 대표적인 예로 현재 대형 지주사와 비슷한 수준인 7개의 BWB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 역시 BS투자증권과 업종 결합을 통한 점포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복합점포의 운영 효과를 파악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수익과 연계되기보다는 '고객의 편리'라는 무형의 가치제고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가장 적극적으로 복합점포를 늘려온 하나은행의 경우 당분간 확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은행 내 증권 영업소를 운영해오던 것을 29개에서 현재 12개로 줄인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복합점포의 수익과 은행과 증권사 각각에서 드는 비용 등을 계산해 전체 효과를 산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금융지주회사로서의 강점을 살려 고객이용의 편의성 및 계열사 간 업무 연계 등 무형의 긍정적 효과가 커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도 "오히려 일반점포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복합점포가 많다"며 "지역민들에게 은행 이미지를 높이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위해 운영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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