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한국거래소가 건전시장 질서 확립과 투자자보호를 위해 시장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발표까지 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일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우선주가 이상급등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50% 이상 주가가 급등한 17개 종목 가운데 무려 10개가 우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우선주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무려 176%로 보통주 상승률 21%를 8.3배 이상 웃돌고 있다. 이들 우선주의 1종목당 평균 상장주식수는 59만8832주로 보통주 4033만168주의 약 7분의1 수준이다.
그러나 일평균거래량은 15만3715주, 매매대금은 7억4200만원으로 상장주식수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 가격보다 약 553%나 높아 정상적인 가격으로 보기 어렵다.
거래소 관계자는 "통상 우선주의 매매양태는 유동주식수가 적은 소형주가 주로 거래된 반면 이번 우선주 매매 양태는 중ㆍ대형 우선주 중심으로 거래되는 등 거래량과 거래대금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동주식이 많지 않은 특성을 이용해 소수 거래로 주가를 올리려는 투기세력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통상 우선주 급등은 시장 위험을 감지한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소외됐던 주식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에 비해 시가배당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이상급등 현상은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몇 년 동안 배당을 조금 더 받는다는 것 말고는 메리트가 없다"며 "가격이 한창 오를 때 가끔 보통주보다 우선주 가격이 높아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즈음이 투기 매매가 극에 달하는 때"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선주 벽산건설(우선주 1만1200원원 ㆍ보통주 1715원), 대원전선(우선주 2080원 ㆍ보통주 860원), 대우차판매(우선주 7820원 ㆍ보통주 3165원), 성문전자(우선주 5240원 ㆍ보통주 3025원) 등은 대부분 보통주 가격을 훨씬 웃돌고 있다.
심지어 비티씨정보의 경우 보통주(715원)와 우선주(2만7900원)의 차이가 무려 45배 가량이나 된다.
배당금을 노린 투자라고 보기도 힘들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투자에 대한 논리는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배당으로 얻는 것"이라며 "최근 시중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에 대한 금리는 4%를 밑도는 수준으로 주식 투자의 위험성과 4개월여의 투자기간 등을 감안할 때 우선주를 통한 배당수익률은 적어도 1.3% 이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이상급등한 우선주 가운데 지난해 시가 배당률 1.3% 이상의 배당을 실시한 종목은 노루홀딩스우(시가배당률 6.52%) 대원전선우(4.4%) 현대모비스우(1.5%) 계양전기우(3.5%) 태양금속우(3.0%) 금강공업우(6.05%) 중외제약우(2.1%) 노루페인트우(4.3%) 신풍제약우(7.1%) 정도 뿐이다.
게다가 지난해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우선주조차 급등했다.
지난 6일 상한가에 이름을 올린 우선주 가운데 서울식품, 남선알미늄, 세우글로벌, 팜스코, 진흥기업, 대한펄프, 오라바이오틱스, 아트원제지, 일양약품, 성신양회, 흥국화재, 벽산건설, 쌍용양회, 대우차판매, BNG스틸 모두 15개 기업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시장감시위원회가 집중적인 시장감시와 심리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거래소는 우선주의 상장폐지 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소수 투자자 재산권 침해라는 벽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시감위는 향후 불공정매매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즉시 특별심리에 착수하고 이상급등 우선주를 대상으로 매매거래 정지등 투자경보제도를 적극 운용할 계획이다.
또, 불건전매매 개연성이 있는 경우 계좌에 대해서 수탁거부 조치 등 예방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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