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뒷바라지한 가족들을 모른 척하고, 오히려 이들을 짐으로 여기면서 갈등이 일어나고 결국 파멸로 빠지며 결말이 난다.
TV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2010년 대한민국 경제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70~80년대 정부는 일부 대기업들에게 기회를 몰아줬다. 이들이 성공해야 한국경제가 일어설 수 있다는 이유였다.
중소기업들과 서민들은 이에 순순히 응했다. 대기업의 발전을 도우면 이후 자신들에게도 그 효과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 같은 믿음은 절반은 맞아떨어졌다. 최근 세계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한국 산업계는 빠르게 발전했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나머지 절반은 기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최근 정부와 여론의 상생 요청이 거세지면서 대기업들은 각각 상생협력안을 내놨다. 하지만 그 속내는 이들의 상생안과는 상반돼 보인다.
지난 9일 전경련 정병철 상근 부회장은 “대기업들은 이미 충분히 상생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간의 납품단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격이 맞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는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한 대기업의 고위급 인사 역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익명을 전제로 “우리는 해외 경쟁사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을 키우기는커녕 이 때가 기회라며 한 푼 더 뜯어내려고 벼르고 있다”며 원색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들 대기업의 목소리가 마냥 틀리다는 건 아니다.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자칫 원가경쟁력에서 뒤지면 이는 우리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이들이 현재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의 근대화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중소기업들과 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아울러 이는 법적 근거는 없지만 반드시 갚아야 할 부채라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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