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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대기업 때문에 中企 안 되는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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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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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반성장 위해 인식 전환 필요… ‘공정 사회=사정’ 아니다”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가 잘 되는데 서민생활 개선이 안 되고 대·중소기업의 격차가 벌어지는 게, 잘 사는 사람 때문에 못 사는 사람이 안 되는 게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격차가 벌어지면 갈등이 심해지고 기업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열심히 해서 돈 버는 것도 자기들만 살려고 한다는 생각이 생길 수 있다”면서 “힘 있는 사람, 가진 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선 대기업이 먼저 경제적 지위에 맞는 사회적 의무를 적극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인 ‘공정한 사회’와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도 ‘공정 사회’에 맞냐, 공정한 거래냐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제로 규정하는 건 옳지 않다. 기업의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의욕을 낮출 수 있다”면서 “인식을 바꿔 기업문화를 보다 전향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이 대통령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국가 경제 등에 대한 기여도에 못 미침을 지적, 이를 개선키 위한 기업 측의 노력을 당부하는 한편, “경제가 회복되면서 지금 정부가 가장 고충을 느끼는 건 서민의 일자리 창출이 안 된다는 것이다. 대·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일부에선 ‘공정 사회’가) 사정(司正)과 연결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난 그런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공정 사회’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공정 사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난 아직도 생각하면 ‘기업 마인드’지, ‘정치 마인드’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대기업이 ‘1류’가 되기 위해선 중소기업이 먼저 ‘1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지난 30년간 협력업체를 챙겨왔는데 협력업체 단계가 2, 3차로 복잡해지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2,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 동반성장을 위한 제도나 인프라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아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와의 만남은 지난 1월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 이후 약 8개월만으로, 이날 간담회엔 이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석채 KT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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